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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간편식 1000개 90분 만에 '완판'…상차림 이렇게 바뀌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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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 개당 2400원, 시금치 200g 6900원, 1.7L 간장 8900원-.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이혜미(39)씨는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장을 보러 갔다가 높은 물가를 체감했다. 이씨는 “추석에 차례를 지내진 않지만 명절 기분을 낼 겸 잡채나 불고기 등을 하려고 했다가 포기했다”며 “특히 채소 값이 눈에 띄게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폭염과 호우에다 태풍 ‘힌남노’까지 겹치면서 추석을 앞두고 식재료 물가가 다락같이 올랐다. 이에 따라 명절 먹거리 장만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추석을 앞두고 지난 1~2일 조사한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평균 32만3268원으로, 지난해 추석 1주일 전보다 8.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한 상차림을 원하는 수요와, 높은 물가로 명절에도 간편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 이마트]

간편한 상차림을 원하는 수요와, 높은 물가로 명절에도 간편식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 이마트]

명절 간편식 기획 세트 1000개 ‘완판’ 

최근에는 아예 가정 간편식(HMR)으로 명절 음식을 대신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데우거나 굽기만 하면 되는 시판 동그랑땡이나, 잡채, 불고기 등을 활용해 상을 차리는 것이다.

10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동그랑땡·바싹불고기·떡갈비·잡채 등의 간편식 제품의 지난달 출고량이 전월 대비 2.4배 증가했다. 모두 그대로 부치거나 데우면 제수 음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23일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에서 '명절 한상차림 기획세트'를 판매했다. [사진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23일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에서 '명절 한상차림 기획세트'를 판매했다. [사진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10~25일 적·전류, 양념육, 떡류 등 30여 종의 명절용 가정 간편식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늘어났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올반 소불고기’와 ‘올반 동그랑땡’은 각각 34%, 28% 판매가 늘었다.

지난달 23일 진행했던 추석 특집 간편식 라이브 방송에서는 ‘명절 한상차림 기획세트’ 1000개가 90분 만에 완판됐다. 이날 라이브 방송은 누적 시청자 20만 명을 돌파, 동시간대 네이버 쇼핑라이브 중 시청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짧은 연휴에 간소화된 상차림

온라인 장보기앱 마켓컬리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일까지 18일간 판매된 추석 상차림 관련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모둠나물·삼색나물·시래기·무나물 등 나물류의 판매량이 58%로 크게 늘었고, 갈비찜(37%)·전(33%)·잡채(30%) 등도 인기를 끌었다. 상품별로는 ‘정미경키친 모둠전 B세트’가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마켓컬리에서도 추석을 앞두고 모듬나물, 갈비찜 등 완제품 형태의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마켓컬리]

마켓컬리에서도 추석을 앞두고 모듬나물, 갈비찜 등 완제품 형태의 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 마켓컬리]

마켓컬리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고물가와 짧은 연휴 영향으로 인해 한우·굴비·과일 등의 정형화한 추석 상품들에서 벗어나 쉽고 간편하게 상을 차릴 수 있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혼자 보내는 추석, 마트 간편식 32%↑

고물가 여파도 있지만, 코로나19로 명절 간소화 경향이 계속되면서 간편 제수용품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설 ‘피코크’ 간편 가정식이 지난해 설 대비 매출이 8%가량 뛰었다. 이에 대비해 올 추석에는 전년 대비 물량을 10%가량 확대해 준비했다고 한다.

혼자서 명절을 보내는 일명 ‘홈추족’ ‘혼추족’이 확산함에 따라 완조리된 대형 마트 델리 상품이나 반조리 간편식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설 연휴 기간(1월 31일~2월 2일) 홈플러스 델리 상품 매출이 전주 같은 기간 대비 약 25%, 냉장 간편식은 약 32% 상승했다.

마트에서는 간편 제수용품이나,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델리 상품, 냉장 간편식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마트에서는 간편 제수용품이나, 바로 데워 먹을 수 있는 델리 상품, 냉장 간편식 제품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50·60대도 간편식으로 ‘집밥’ 선호 

명절에도 간편식을 찾을 정도로 가정 간편식 시장은 국내서 급성장 중이다. 지난 6일 롯데멤버스와 신한카드가 발간한 ‘가정 간편식 소비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프라인 마트와 슈퍼에서 50대와 60대 이상 소비자의 가정 간편식 구매 비중이 2019년 상반기보다 각각 5%, 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 생선구이, 반찬 등 집밥 수요를 대신할 수 있는 간편식 판매가 급상승했다. [사진 롯데멤버스]

간편 생선구이, 반찬 등 집밥 수요를 대신할 수 있는 간편식 판매가 급상승했다. [사진 롯데멤버스]

성별 구매 비중은 여성(70.4%)이 남성(29.6%)보다 높았으나, 남성의 구매 비중이 2019년부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오프라인 마트와 슈퍼에서의 가정 간편식 품목별 인기 순위는 즉석국·찌개가 부동의 1위였으며, 2019년 대비 순위가 가장 크게 오른 것은 냉장 밀키트를 비롯해 간편 생선구이, 한식류(반찬), 양식류(반찬) 등 집밥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품목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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