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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었던 담배도 피운 정진석 "與 비대위원장, 독배라 맡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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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게 될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7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집권여당을 안정시키고,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고심 끝에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지금 비대위원장을 독배라고들 한다. 저는 독배라서 더 이상 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집권여당의 국정에 대한 무한책임 때문이다. 우리 당은 정말 위기"라고 설명했다.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 부의장은 "지난 2016년 총선 패배 직후 당의 원내대표로 선출됐을 때 당은 저에게 당대표 권한대행 자격을 부여했고, 저는 비대위를 출범시켜 당의 위기를 수습했다"며 "지금의 위기는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 당의 극심한 내분으로 윤석열 정부가 힘차게 발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정운영에는 두 개의 엔진이 필요한데, 하나는 대통령실과 정부, 다른 하나는 집권여당이다. 그 하나의 엔진인 집권여당이 가동 중단된 상태"라며 "이 비상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혼신의 힘 다해 일할 수 있도록 집권여당부터 정신 차리겠다. 당을 신속하게 정비해 윤석열 정부가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의장은 그간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한 이유에 대해선 "저 말고도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기회를 좀 새로운 분들에게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아시는 바와 같이 '윤핵관'이니 그런 표현들로 갈등과 분열이 노정된 상황에서 제가 나서는 게 맞는지에 대한 생각을 계속했다"며 "그렇다고 한가하게 뒤쪽에서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건 책임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또다시 직무정지 가처분을 예고한 데 대해선 "이 대표가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계속되는 이런 분열상과 갈등상을 이어가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을 해주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향후 이 전 대표와 만남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계획이 잡혀있지 않지만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을 안정화하고 정상화해서 새롭게 결집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다면 못할 것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32년간 정치하면서 저는 통섭 정치를 했다고 생각한다. 계파에 치우친 그런 정치인이 아니었고 늘 통합 정신을 앞세워서 중심을 잡으려고 해왔기 때문에 제가 누구와도 대화하는 데 저는 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에 대해 법원이 또다시 받아들일 경우 향후 N차 비대위를 계속 선임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가정을 전제로 대답하기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누가 뭐래도 당은 절체절명의 비상상황이고, 이에 대해 명확히 당헌·당규를 새롭게 규정한 이상 법원에서도 다른 판단을 내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국회부의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선 "제 임기가 12월 31일까지인데 당내 의견을 좀 들어보겠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한편 정 부의장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선 "권 원내대표가 이달 안에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선 "내일 오후에 비대위를 출범시킨다고 하니까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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