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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도, LCC도 ‘코로나 회복세’인데…고환율로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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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출입국 여객이 늘면서 국내 항공사는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뉴스1

지난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출입국 여객이 늘면서 국내 항공사는 코로나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뉴스1

항공사의 코로나19 위기 탈출이 시작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국제선이 재개되면서 매출이 증가세고, 수요 회복으로 손실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환율과 화물 운임 정체, 코로나19 재유행이 발목을 붙잡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대형 항공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매출 3조3324억원, 영업이익 73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1%, 274%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매출 1조4100억원, 영업이익 2113억원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이 두 배로 뛰었다.

두 회사의 실적은 사실상 화물이 이끌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2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81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매출은 2조1712억원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제선 여객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도 긍정적이다. 대한항공의 2분기 여객 매출은 87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었다. 가장 여객이 많은 미주 노선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3.8배 늘었다. 유럽과 동남아 노선은 각각 7.6배, 5.5배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분기 국제선 여객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4.5배 늘었다. 출입국 규제 완화와 여행 수요 회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저비용 항공사, 2분기 적자 폭 크게 줄여 

저비용 항공사(LCC)는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진에어는 올해 2분기 매출 1264억원, 영업손실 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2분기(634억원) 대비 두 배가 됐다.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동기(488억원)보다 3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국제선 회복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는 분석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국제선 여객 수송 실적이 7만6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주름살이 펴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영업손실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으로 줄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LCC의 여객 수송량 증가율이 확대되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 수요 회복이 더디지만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수요는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를 비롯한 각 항공사 비행기들이 서 있다. 국내 주요 LCC는 2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뉴스1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를 비롯한 각 항공사 비행기들이 서 있다. 국내 주요 LCC는 2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을 줄였다. 뉴스1

항공업계는 국제선 활성화가 경영 정상화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남아있는 출입국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사 대상 132개국 중 입국금지 조치를 14개국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입국 전 항원 및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고 입국한 이튿날엔 PCR 검사도 해야 한다”며 “규제를 풀어야 관광산업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외벽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1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뉴스1

2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외벽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1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년 4개월만에 장중 1340원을 돌파했다. 뉴스1

고환율과 경기 침체가 발목 잡아 

하지만 고환율과 경기 침체, 코로나19 재유행이 변수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외화 환산손실은 각각 2051억원, 2747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11억원과 53억원의 외화 환산손익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1년 새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14% 이상 하락하면서 외화 환산손익이 손실로 전환한 것이다.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을 달러로 지불해야 하는 항공사 입장에서 고환율은 악재 중의 악재다. 대한항공 등은 반도체와 전자 설비·부품 등 고부가 화물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코로나19 적자에서 벗어났으나 경기 침체로 화물 운송 수요도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서 수요 회복도 더디다. 지난달 여객 수는 435만2172명으로 전월(410만8077명) 대비 5%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재 품목을 중심으로 화물 물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주요 수송 품목인 반도체 관련 제품은 상대적으로 물량 감소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으나 결국 하락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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