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연수 대행업 고영신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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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기업들이 국내외 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가기 위해 사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입사원들에 대한 철저한 예비교육은 물론, 요즘은 특히 국제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연수교육도 많이 시키고 있다.
대기업들은 물론 자체 연구교육 시설을 갖추거나 별도의 교육팀까지 두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아무래도 직접 교육시키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해외연수 교육은 그 절차와 방법이 까다로워 개별기업에서 직접 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바로 이런 수요를 업고 87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 각광을 받고있는 곳이 연수 대행업이다.
고영신(47)씨가 운영하는 한국경제 사회연구소는 올해 매출목표를 5억원으로 잡고 있는 중견 연수대행업체다.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각 회사에서 희망자를 모집해 교육시키거나 프로그램과 교육 인원 등을 기업으로부터 의뢰 받아 연수교육을 해줍니다.』
유통정보, 노사관리, 경리 및 회계, 연구소 및 병원운영, 경영전략 정보 등을 주제로 정해 일본·중국 등지의 관련 기업 및 단체 등을 방문해 교육시킨다. 연구소 쪽은 특히 사무혁신 분야에 비중을 두고 있다.
고 소장은 한국능률협회에서 7년여 동안 산업교육을 맡아해 오다가 88년 4월 이 연구소 기획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89년 3월에는 『엔터프라이즈』라는 잡지를 내고 외국어회화테이프를 판매하던 모 기업(CPI)이 기울자 이 연구소를 인수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연수 교육하면 관광이나 쇼핑 쪽에 신경을 썼습니다. 그러나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인식이 달라져 요즘에는 연수목적이나 계획이 좋아야 희망자도 많습니다.』
한국경제 사회연구소에서는 그 동안 일본·중국연수를 주로 해왔다. 89년에 14건, 올 들어서 10월까지 30건의 해외 연수단을 파견했다.
일본 도쿄에는 연락 사무실 성격의 직원을 두고 방문회사와 접촉, 계획을 짠다. 앞으로 중국쪽의 연수를 늘리고, 내년부터 배를 타고 숙식을 같이 하며 교육하는 선상 연수도 실시할 계획이다.
『연수교육도 이제 그 질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본 등 외국 것을 그대로 쓰지 말고 우리 것으로 소화해 냄은 물론 우리 정서와 기업의 특성에 맞는 독창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합니다.』
모두 9명의 직원이 가족처럼 일하는 이곳의 지난해 매출은 2억여원 정도, 올해는 5억원으로 늘려 잡았는데 무난히 초과달성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1주일 정도 연수반들을 이끌고 다니다 보면 말도 많지요. 그러나 끝난 뒤 배운게 많았다는 반응이 나올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사회가 더욱 전문·고도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각 기업의 사원들에 대한 재교육의 필요성도 계속 커져 교육·훈련비를 늘리고 있으므로 연수 대행업의 전망은 밝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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