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 집권 1년 안에 논의 끝내야[BOOK]

중앙일보

입력 2022.07.29 14:00

업데이트 2022.07.29 14:39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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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국민통합 플랜
강찬수·신성식 외 지음
늘품플러스

한국은 지금 퍼펙트 스톰 한가운데에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떨어진 가운데 코로나19 위기로 가게 문을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한다. 젊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비정규직과 저소득층은 중산층 진입이 어렵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 없는 서민과 청년들은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해졌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살률과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은 한국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진영·세대·성별 갈등도 심각하다.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식량 위기에 따른 세계적 인플레이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은 한국의 생존을 위협한다.

한국 사회에 던져진 난제는 윤석열 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여기서 지체하면 한국의 미래를 장담하지 못한다. 한국의 문제는 대통령 한 사람이나 특정 집단의 힘만으로는 풀 수 없다. 한국 사회 집단지성의 역할이 필요하다.

중앙일보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리셋 코리아가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정책 제언집 『윤석열 정부의 국민통합 플랜』을 펴냈다. 리셋 코리아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하던 2017년 1월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300여 차례의 논의를 통해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왔다. 국내 언론사 유일의 정책 제안 싱크탱크로서, 현재 38개 분과에 5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리셋 코리아는 지난해 5월 대선 정책제안팀을 발족시켰다.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10개 분야로 연금 개혁, 부동산 안정, 감염병 대응, 혁신창업, 인구, 기후변화 대응, 교육 개혁, 불평등 해소, 노동 개혁, 개헌을 선정해 분과를 구성했다. 분과별로 5~10명의 위원이 참여해 각각 3~5회씩 논의를 거쳐 한국 사회가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어젠다를 도출했다. 이들 어젠다는 지난해 10~12월 중앙일보에 보도됐다. 신문 기사와 분과 위원들의 논의 결과를 정리해 책을 펴냈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뉴스1

책에서 제시된 어젠다는 우리 현실을 냉정히 진단한 뒤 나왔다. 연금 개혁의 경우 리셋 코리아 위원들은 윤 대통령이 집권 1년 안에 논의를 끝내고 임기 내에 반드시 완수하라고 강조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교육·노동 개혁과 함께 연금 개혁이 핵심 국정과제라며 "원칙을 지키며 추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 개혁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2050년대 연금 기금 고갈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을 덜 받는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인기 없는,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을 이루려면 대통령 등 정책 책임자들의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대통령 집권 초기에 강력한 의지로 밀어붙여야 한다는 게 위원들의 진단이다. 위원들은 또 국민·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4대 공적연금을 장기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합으로 가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갈등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셋 코리아 위원들은 저출산·고령화에 관련해 200조원을 쏟아부은 저출산 완화정책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인구 감소는 정해진 미래라 할 수 있는데도 저출산 완화에 주력하다 보니, 저출산 사회 연착륙을 위한 준비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위원들은 윤 정부가 정년 연장을 공론화하고 초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로 고령친화경제(Silver Economy)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청년들이 집 문제로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생애별 대출이나 임대주택 확대 등 청년들의 주거 비용을 낮추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R&D 성과가 혁신창업 같은 기술 사업화로 이어지지 않는 'R&D패러독스'에 빠져 있다. 위원들은 이를 극복하려면 대학 1학년 때부터 창업 교육을 도입하고, 대기업 취업보다 창업을 선호하는 진취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 대학 캠퍼스 안에 기술 아이디어와 시제품을 자유롭게 실험·검증할 수 있는 기술 샌드박스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임시선별검사소 재가동'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9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되고 있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증가하며 철거했던 임시선별검사소를 약 3개월만인 다음 달 1일부터 재가동한다. 2022.7.29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임시선별검사소 재가동'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29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설치되고 있다. 대구시는 확진자가 증가하며 철거했던 임시선별검사소를 약 3개월만인 다음 달 1일부터 재가동한다. 2022.7.29 mtkh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보편적인 아동 주거·건강권 보장으로 불평등을 줄이고, 공공의료와 민간의료 공조체제를 만들어 감염병에 대응하며, 대학 규제를 줄이고 대학을 4차 산업혁명 허브로 육성하고, 생애 첫 집 장만 땐 집값의 70%까지 대출해 주며, 대통령이 기후변화 문제를 직접 챙기고, 최저임금을 업종·지역별로 차등화하며, 사회 경제 변화에 발맞춰 1987년 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위원들은 주문한다.

이들 어젠다는 한국의 바람직한 미래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사회 지도자, 정책 담당자뿐 아니라 한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모든 사람에게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성찰하게 하고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윤 정부에서 이들 어젠다가 실행돼 개인 잠재력이 꽃 피우고, 끊어진 계층 사다리가 다시 연결되며, 무너진 중산층이 복원되고, 경제 성과가 국민 행복으로 연결되는 나라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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