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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88시설이용「절약대회」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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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체육부가 마련한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단일 종목으로서는 유일하게 올림픽에 버금가는 월드컵 축구 대회를 유치 할 경우 대회 개최를 위한 여건조성에 상당한 재정투자가 수반되지만 국제관계 및 대외경제, 국내사회·문화·체육 면에서 엄청난 국익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드컵 대회에는 FIFA(국제축구연맹)회원국 중 대부분인 1백10여개국 이상이 참가, 2년 동안에 걸쳐 치열한 예선전을 거칠 뿐 아니라 24개국이 참가하여 한달 동안 펼쳐지는 본선 대 회 때는 세계의 이목이 온통 개최국에 집중되고 세계 도처에서 몰려온 3천여 명의 취재진이 경기 외에도 개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소개함으로써 커다란 홍보효과가 뒤따른다.
정부가 대회개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로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 강화 ▲중남미·서구지역에 대한외교기반 강화 ▲해외동포의 자긍심 고양 ▲한국상품의 이미지 향상 및 수출선 다변화 ▲관광산업의 도약 ▲레포츠 등 관련산업의 성장 ▲국민의식의 선진화 및 국제화도모 ▲한국문화의 대외홍보 ▲침체된 국내축구의 활성화 등을 들고있다.
그러나 월드컵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정투자가 이뤄져야한다.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8만 명 이상을 수용, 개회식과 결승전을 치를 수 있는 주 경기장 1개와 4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11개 천연 잔디 경기장이 확보되어야 하며 대회조직 위원회 건물·방송센터·MPC 등이 필수적이다.
여기에다 경기장 주변의 환경조성 및 도로망 건설 등 개최도시의 기반확충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체육부는 86, 88양대 행사를 치르면서 대도시의 기반확충이 이뤄져 1조원정도의 재정투자만 이뤄진다면 충분하다고 분석, 2002년까지 전국체전이 열리는 도시를 대상으로 연차적으로 투자한다면 큰 부담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7만8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 주 경기장과 2만∼2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국 13개 경기장을 증·개축할 경우 1천억원 정도가 필요하며 조직위·방송센터·MPC등은 건물을 임대할 경우 큰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계산.
이밖에 대회수지에서도 상당한 수익을 챙길 수 있어 경기장 시설확충을 위한 재원확보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축구협회가 예상한 대회수지를 보면 입장료(4백52억원) 중계권료(4백17억원) 휘장광고(4백25억원)와 기타사업(기념품 및 복권 7백92억원)으로 모두 2천86억원의 수입이 예상되며 조직의 경비(3백82억원) FIFA기금(3백23억원) 참가국 배당금(4백39억원) 등을 제외하면 9백억원 정도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에도 국내 생산유발이나 고용증대·관광산업·레포츠산업 등에의 파급효과가 엄청나리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올림픽을 통해 발생한 고용효과는 33만 명에 달하며 국내생산 유발액도 4조7천5백억원에 이른 것으로 경제기획원에 의해 조사된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일부에서는 월드컵 대회유치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 대회를 개최했던 이탈리아가 4조원(56억 달러)을 투자한 것을 일례로 들고있다.
한편 2002년 대회 개최지는 오는 96년에 열릴 FIFA집행위원회와 총회를 거쳐 확정되는데 한국유치가 결코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60년 동안 유럽과 남미에서 번갈아 대회를 개최해온 FIFA는 세계축구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타 대륙에서 개최키로 방침을 정하고 2002년 대회를 아시아로 잠정 결정했으나 중국을 최우선 국으로 지목하고 있다.
2000년 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도 월드컵 대회 개최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으며 일본도 경제력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이 2002년 대회를 유치, 21세기 들어 첫 세계축구의 축제를 개최하는 영예를 누리기 위해서는 개최여건보다는 앞으로의 외교적 노력이 관건이 될 것이다. <임병태·방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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