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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스만 오면 대식가가 되는 KIA 황대인

중앙일보

입력

31일 두산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는 KIA 황대인. [연합뉴스]

31일 두산전에서 스리런 홈런을 터트리는 KIA 황대인. [연합뉴스]

찬스는 놓치지 않는다. KIA 타이거즈 4번 타자 황대인(26)이 타점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KIA는 31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13-10으로 이겼다. 에이스 양현종이 초반에 5점이나 내줬지만 타선이 폭발하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황대인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었다. 두 점을 따라붙은 5회 초 2사 1·2루에서 대형 파울을 날린 황대인은 끝내 우전 안타를 쳐 타점을 추가했다. 이후 소크라테스의 홈런이 나와 KIA는 역전에 성공했다.

9-5로 달아난 8회엔 2사 1, 3루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시즌 8호. 타점 4개를 쓸어담은 황대인은 타점 선두인 SSG 랜더스 한유섬(45개)을 1개 차로 따라붙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주전 1루수로 우타자 황대인을 낙점했다. 팀내 좌타자가 많아 황대인을 중심타선에 배치했다. 하지만 4월까지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타율 0.258에 홈런 1개. 득점권에선 곧잘 안타를 쳐 타점 13개를 올렸지만 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황대인이 달라졌다. 홈런 7개를 몰아쳐 타점 31개를 쓸어담았다. 소크라테스, 나성범과 함께 지난해 팀 홈런 꼴찌였던 KIA를 장타 군단으로 바꿔놓았다. KIA는 5월 경기당 평균 6.31점을 올리면서 3위까지 치고올라갔다.

황대인은 '언젠가 터질 선수'였다. 키는 178㎝로 크지 않지만 유연성과 힘이 워낙 뛰어났다. 경기고 시절엔 투수와 3루수로 나서면서 4번 타자를 맡았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직접 캐다주신 산삼 덕분에 힘은 자신있다"고 했다. 하지만 프로에선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는 등 2020년까지는 10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황대인에게 기회가 왔다. 플래툰 기용을 통해 선발 출전 횟수가 늘어났고, 홈런 13개를 때려냈다. 덕분에 올해는 개막 이후 쭉 주전 1루수로 나서고 있다.

황대인은 "4월에는 살아남으려고 컨택트 위주의 타격을 했다"고 털어놨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편하게 치라고 계속 얘기해주셨는데 5월 들어서는 진짜 편하게 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또 "감독님이 제일 많이 얘기하는 건 '삼진당해도 좋으니 후회없이 스윙하라'는 거다. 후회하는 타석을 줄여가고 있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스윙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4번 타자라기보다는 그저 네 번째 타자다. 우리 팀에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좋은 찬스가 온다"고 했다.

KIA 선수가 마지막으로 타점왕을 차지한 건 2009년(김상현)이 마지막이다. 황대인이 타점왕에 오른다면 13년 만이다. 아직 3분의 1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KIA 타선의 파괴력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황대인은 "기록은 잘 보지 않는다. 어차피 시즌 중이다. 경기 중 전광판을 보는 정도"라며 "타점 욕심은 그래도 많이 내고 있다"고 했다.

황대인은 1년 내내 주전으로 뛴 적이 없다. 자기 자신도 그 부분을 잘 안다. 부진에 빠졌을 때도 더 웃으면서 더그아웃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황대인은 "생각보다 잘 맞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꺾이는 시기가 무조건 올 것이다. 그래서 잘 한 경기는 하루로 끝내고, 지금을 즐기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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