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박3일 정상회담 핵심 키워드…반도체, 가치, 안보

중앙일보

입력 2022.05.22 17:44

업데이트 2022.05.22 18:18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담 일정을 관통한 3대 키워드는 반도체와 가치, 안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첫 날인 지난 20일 반도체 공장을 찾아 양국이 경제·기술 동맹 관계임을 내세운 두 정상은 이튿날 정상회담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가치동맹으로의 진화·확장을 선언했다. 22일에는 마지막 공동 일정으로 안보 동맹의 상징인 오산 공군기지를 함께 찾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를 찾아 작전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에 위치한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작전조정를 찾아 작전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①반도체= 두 정상이 첫 대면 장소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택한 것 자체가 큰 메시지였다. 과거엔 주로 비무장지대(DMZ) 등 군사·안보 협력을 상징하는 곳을 찾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부에선 ‘특정 기업을 홍보하는 격’이라거나 ‘전례를 찾기 어렵다’란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일정의 시작은 반도체로 한다’고 말해 일찌감치 정리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를 합친 규모로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다. 두 정상이 이곳을 택한 건, 전 세계적 반도체 공급난 속에 설계 경쟁력을 가진 미국과 생산능력을 갖춘 한국이 손잡고 첨단기술 동맹으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이는 공장 시찰 뒤에 한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도 드러난다. 윤 대통령은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공장은 한미 양국 간 긴밀한 유대와 혁신을 상징한다”고 화답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②가치 동맹= 한·미 정상회담 열린 21일 윤 대통령이 발신한 핵심 메시지는 자유 가치 동맹이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직면한 과제를 열거한 뒤 “이러한 도전은 자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의 연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다”며 “한·미 동맹은 그러한 연대의 모범”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회견에서 “한국과의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고 있다”며 “미국에 반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베팅은 없다. 우리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 지역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군사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더 긴밀히 협력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며 “민주주의와 독재국가 간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했다. 자유와 인권을 줄곧 강조해 온 윤 대통령과 보편적 가치를 글로벌 외교 기조로 삼아온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자유 민주주의 가치 동맹’으로 확장시킨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정상 회담 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진 배경에 대해 “자유 민주주의에 대해 공감을 나누는 시간이었다”며 “자유민주주의라는 게 그냥 놓아두어도 굴러가는 게 아니라 노력과 투쟁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두 정상이 깊은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미 정상 환영만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미 정상 환영만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③안보= 바이든 대통령 출국일인 22일 두 정상은 경기 평택시 오산의 공군작전사령부에서 다시 만났다. 한반도 공군 작전의 심장부에서 안보 동맹을 강조하는 것으로 일정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산기지 내 ‘지하벙커’인 항공우주작전본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제가 함께 이 부대를 방문한 것은 한미 간에 강력한 안보동맹을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특히 항공우주작전본부는 이른바 3축 체계를 운용하는 중심이고 그 통제의 중심 기관”이라고 강조했다. 또 6·25전쟁 당시 북한군과 가장 먼저 교전한 미군 부대인 스미스 특임대가 오산시에서 싸운 사실을 언급하며 “미군이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위해 최초로 피를 흘린 곳이 바로 이 오산 인근”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여러분은 서로에 대한 양국의 헌신, 한미연합군, 한국전쟁에서 공동의 희생을 통해 맺은 한·미 동맹의 힘을 대표한다”며 “여러분 덕분에 한국은 (한국 전쟁) 70년이 지난 이 시점에 강하고 번영하며 혁신적인 민주주의 국가가 됐고 우리 동맹은 날마다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군은 지금도 여전히 경계를 서고 있고 양군의 통합과 조정은 어제는 물론이며 10년 전, 20년 전, 40년 전과 마찬가지로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킬 체인’(선제 타격),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컨트롤 타워인 항공우주작전본부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곳 방문을 마치고 작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차량이 떠날 때 서로를 향해 엄지를 세우는 ‘엄지척’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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