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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샷은 ‘인-투-아웃’ 궤도로 힘 빼고 부드럽게 쳐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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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호 25면

박원의 챔피언 스윙

김효주 선수가 지난해 8월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효주 선수가 지난해 8월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뉴스1]

김효주 선수는 최근 미국 LPGA 투어와 국내 투어를 병행하면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LPGA 투어 2승, 국내 투어 4승을 기록하고 있는 김효주의 선전이 반갑다. 특히 ‘라운드당 그린 주변에서 이득을 보는 타수 (Strokes Gained - Around the Green)’ 부문에서 0.78을 기록하며 LPGA 투어 3위에 올라있다. 그린 주변에서의 숏게임 능력이 세계 최고의 무대인 LPGA 투어에서 세 번째로 뛰어나다는 뜻이다. 4라운드 경기를 치를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3.12타의 이득을 보고 있으니 대단한 기록이다. 그린 주변에서 숏게임이 뛰어나기 때문에 보기 위기를 잘 넘기며, 올시즌 현재 ‘평균 타수’ 부문에서 69.3타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효주, 경기당 숏게임서 3타 이득

김효주는 훌륭한 숏 게임 능력을 갖추고 있는 선수가 어떻게 우승하는지를 지난 4월 LPGA 투어 대회인 ‘롯데 챔피언십’에서 제대로 보여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일본의 시부노 히나코가 김효주를 1타차로 추격하며 18번 한 홀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뒷바람이 강하게 불어 투온이 가능했던 파5 533야드인 18번 홀이었다.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던 시부노는 깃대 앞쪽 벙커로, 김효주는 그린 왼쪽으로 미스를 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선 실수가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김효주는 40야드 정도 떨어진 곳에서 환상적인 피치샷을 쳤다. 25야드 지점에 떨어진 볼은 15야드 정도 굴러 홀 근처 40㎝ 지점에 멈췄고 우승을 확정 짓는 버디로 이어졌다. 마치 그 숏 게임 한 샷을 보기 위해 4일 내내 경기를 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멋진 결정타였다.

김효주가 보여준 40야드 피치샷 동작들을 정리해서 골퍼들에게 도움이 될 요소들을 정리해봤다. 우선 가장 기본적인 사항으로 피치샷이나 칩샷을 할 때는 스윙을 하는 동안 몸과 볼 사이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웨지로 볼을 깔끔하게 쳐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그림 1~5의 김효주처럼 왼팔을 스윙 내내 곧게 펴진 채로 유지하고, 양 무릎과 척추 각도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이 같은 기본 사항을 바탕으로 중요한 동작과 자세를 살펴보자.

(그림 1)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그림 1)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우선, 30~50야드처럼 짧은 거리의 피치샷은 대부분 웨지로 컨트롤 스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림 1의 김효주의 백스윙 탑에서 볼 수 있듯이 백스윙을 크게 하지 않는다. 이때 백스윙 탑에서 주목할 것은 클럽 혹은 클럽 샤프트가 가리키는 방향이다. 짧은 백스윙임에도 어깨 턴이 충분히 이루진 상태에서 클럽 샤프트는 정확하게 볼을 가리키고 있다.

 (그림 2)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그림 2)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그림 1과 같은 자세에서는 클럽이 길수록 클럽 샤프트의 기울기는 더 완만해지지만, 정확하게 볼을 가리키며 내려와야 하는 것은 클럽에 관계없이 공통 사항이다. 정확성을 요구하는 웨지샷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그다음 단계인 그림 2를 보면 그림 1에서보다 클럽이 살짝 눕혀져 있다. 그로 인해 그림 3에서는 클럽 헤드가 인사이드에서 임팩트로 나아가게 된다. 참고로, 클럽 헤드가 가파르게 내려올수록 탑볼(topped ball)의 가능성이 커지고 간혹 뒤땅(fat shot) 현상도 일어난다.

임팩트 때 어깨·양발 평행 이뤄야

(그림 3)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그림 3)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반면 클럽 헤드가 지나친 인-투-아웃(in-to-out) 궤도일수록 뒤땅이 많이 발생하며 종종 볼 옆구리를 치는 탑볼 현상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타깃이 시계의 12시 방향이라고 가정할 때, 그림 3의 김효주처럼 클럽 헤드가 6시 반에서 12시 반 방향으로 나아가는 완만한 인-투-아웃 궤도를 만들어낼 때 임팩트가 가장 뛰어나고 거리감도 일정해진다. 이때의 임팩트는 골퍼마다 그 기준이 다르겠지만 대체로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살짝 쓸어치며 맞는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그림 4)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그림 4)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웨지샷을 했을 때 완만한 인-투-아웃 궤도가 만들어지는지를 확인해 보려면 임팩트 순간의 어깨 정렬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림 4의 김효주처럼 어깨 정렬이 양발의 정렬과 평행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물론 힙은 양발의 정렬보다 회전이 더 많이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임팩트 순간 어깨가 양발 정렬보다 타깃 쪽으로 더 많이 회전되면 가파른 다운스윙 궤도로 인해 탑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반대일 경우 뒤땅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림 5)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그림 5)지난 4월 하와이 오아후 섬 호아칼레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선수의 마지막 날 18번 홀 세 번째 샷 장면을 일러스트로 묘사한 것이다.

만약 웨지샷을 할 때 오픈 스탠스를 서는 골퍼라면 임팩트 순간 어깨 정렬이 양발보다 살짝 닫혀 있어야 한다. 즉 양발 정렬보다 어깨 회전이 덜 되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임팩트가 완만한 인-투-아웃 궤도로 만들어지면 그림 5처럼 팔로스루에서 클럽 헤드가 양손보다 몸에서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그림 1에서 그림 2로 갈 때처럼 클럽이 살짝 눕혀질 수 있을까? 어찌 보면 웨지샷의 핵심은 여기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피치샷을 할 때 어깨, 양팔, 손목에 힘이 강하게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둘째, 볼을 때리려 하지 말고, 클럽 헤드 무게와 중력을 이용해 스윙해야 한다. 셋째, 웨지샷을 하는 경우 골퍼들의 스윙 템포가 빨라지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부드러운 리듬으로 스윙하자.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 백스윙 탑 전후에서 살짝 래깅(lagging·뒤로 떨어짐) 현상이 발생하면서 클럽이 눕혀지고 그로 인해 인-투-아웃 궤도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일러스트 : 허영주

연습 스윙 때부터 스냅으로 채찍질 하듯

흔히 골프 스윙에서 ‘힘 빼는데 십년’이라고 얘기한다. 힘 빼고 스윙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 그런 표현이 생겼을까? 사실 골퍼들에게 힘을 빼고 치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채찍을 휘두르는 느낌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채찍은 그냥 휘두르면 되는 것이 아니다. 임팩트 타이밍에 맞춰 꺾여 있던 손목을 풀어줘야 한다. 즉, 스냅을 주듯이 해야 파워가 실린다. 채찍 자체의 무게만으로 때리는 것이 아니고 리듬을 타며 순간적인 가속까지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팔에 힘이 들어간 채로 채찍질하면 스냅을 주기가 어렵고 순간적 가속을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제대로 된 채찍질이 나올 수 없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정확성을 요구하는 웨지샷은 더욱 그러하다. 피치샷이나 칩샷을 하면서 지나치게 힘이 들어가는 것 역시 숏게임을 어렵게 만든다.

앞서 몸과 볼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왼팔을 곧게 편 채로 스윙해야 한다고 했는데, 왼팔을 펴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골퍼는 힘이 들어간다. 거기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왼팔을 펴되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막상 스윙하면서 클럽에 관계없이 힘을 빼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 연습을 통해 그리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대부분의 골퍼는 라운드를 하면서 실제 샷을 하기 전에 연습 스윙을 한두 번 하고 볼을 친다. 연습 스윙을 할 때 힘 빼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며 해보자. 평생 연습 스윙의 가장 중요한 사항이 힘 빼는 것이라고 머릿속에 새겨보자. 임팩트가 바로 달라질 것이다. 그때의 손맛은 어떤 것에도 비유하기 어려울 만큼 짜릿하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 고려대학교 경영학 석사 및 미시간주립대학교 환경정책학 박사로 취미로 골프를 시작했다가 미국에서 프로의 길로 나섰다. 모델골프 마스터 인스트럭터, 더 골핑머신 인스트럭터, 퍼팅존 인스트럭터로서 과학적인 지도를 강조하며 전인지 등 국내 유명프로 선수들을 배출했다. 골프다이제스트 국내 최고의 지도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JTBC골프 해설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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