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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문화 세계에 알린 한정혜씨 별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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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정혜

한정혜

한국 음식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요리연구가 한정혜(사진) 전 한정혜요리학교장이 9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91세.

고인은 1931년 함남 북청에서 태어나 사범학교를 마치고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월남했다. 23세에 결혼하고 첫 아이를 출산한 다음 법률가를 지망하다 32세에 막내를 낳은 뒤 요리로 길을 바꿨다. 78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늘 마음 한구석에 공부를 계속하지 못한 아쉬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밝혔다.

67년 4남매와 남편을 두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에가미 요리학원과 갓뽀 요리학원을 다녔다. 1년 뒤 귀국해 한정혜요리학원(나중에 한정혜요리학교로 이름을 바꿈)을 열었다. 80년부터 10여 년간 한국관광공사 위촉으로 한국의 식생활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사절로 활동했다.

한국에 해외 식문화와 식사 예절을 알리는 데도 일조했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 올림픽·패럴림픽 급식 전문위원을 지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일본 NHK에 출연해 한국 음식·식탁문화를 소개했다. 저서로 『세계의 가정요리』 전집, 『한국요리』, 영문판 『Korean Cooking』, 일본어판 『한국요리백과』 등이 있다.

유족으로 오재영(개원의)·오재호·오재익(사업) 등 3남과 사위 백승억(개원의), 며느리 김진숙·이미숙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 11일 오전 6시45분. 02-3410-6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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