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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전승절 D-1…G7 "러 석유 중단, 푸틴 경제대동맥 끊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인 8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정상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약속하고, 러시아에 회계·금융·경영컨설팅 등 전문 서비스 제공을 금지했다.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대했다. 러시아가 기념하는 전승절(9일)을 하루 앞두고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를 표시하고 러시아에 압박 메시지를 주기 위한 자리였다.

G7 정상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석유의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거나 금지함으로써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단계적으로 철폐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석탄 수입을 금지했지만, 산유국이 아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성명은 유럽 국가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G7 정상들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 관련 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정상들은 "우리는 대체 물자를 확보할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시의적절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들은 또 러시아 정부나 기업에 회계나 금융, 경영 컨설팅 등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했다. 러시아 기업들은 오랫동안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의 회계법인이나 컨설팅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의존해 왔다.

미국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회계, 경영 컨설팅, 마케팅 등은 다국적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 사용되는 서비스이지만, 제재에 대한 해결책을 찾거나 부정하게 얻은 부를 숨기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이 서비스들을 중단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방 제재가 강화되자 러시아 기업들이 제재를 우회하거나 회피하고 재산을 빼돌리는 방법을 의뢰하고 있어 미국인들이 이 같은 서비스를 러시아 측에 제공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다만, 법률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금지령을 내리지 않았다.

G7은 또 러시아가 프로파간다를 확산하는 것을 막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러시아에서 시청률이 가장 높고 직·간접적으로 국가 통제를 받는 방송사 3곳인 채널 원, 로시야-1, NTV를 제재했다고 밝혔다.

서방 기업들이 이들 방송사에 광고비를 집행하는 것을 금지했으며, 카메라·음향기기 등 방송 장비 및 부품 수출도 할 수 없도록 했다. 백악관은 "이들 방송사는 외국으로부터 수익을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 곳으로, 이는 러시아 국가 수입으로 되돌아간다"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자금을 대는 원천 하나를 추가로 막는 것이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 도시 부차에서 행해진 집단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군인 2596명과 벨라루스군 13명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들에 대한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백악관은 브리핑 자료를 통해 새로운 제재는 "푸틴의 경제 대동맥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며, 전쟁 자금을 대는 데 필요한 수입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그의 초기 군사 목표에서 실패했지만, 러시아를 세계적인 왕따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면서 경제 제재의 효과를 강조했다.

백악관은 "러시아가 지난 15년간 이룬 경제적 성장이 모두 사라졌다"면서 해외 중요 부품 조달이 막혀 주요 탱크 공장이 멈춰 섰으며, 민간 기업 1000곳과 엘리트 인력 20만 명이 러시아를 떠났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는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우즈호로드의 한 학교에서 올레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이날 우크라이나를 예고 없이 방문하는 등 서방 고위 인사들이 깜짝 방문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다. 트뤼도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화상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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