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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동물가죽 안 쓴다"…줄기세포엔 왜 582억 투자했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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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마몬트 마틀라세 숄더백. [사진 구찌]

구찌 마몬트 마틀라세 숄더백. [사진 구찌]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한 글로벌 명품 패션그룹 케링이 세포를 배양해 '대체 가죽'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케링은 구찌·발렌시아가·보테가베네타·생로랑 등 최고급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그룹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케링은 동물 가죽 조직을 복제해 세포배양 가죽을 만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비트로랩스에 4600만달러(약 582억6000만원)를 투자했다.

비트로랩스 측은 케링과 같은 대형 명품 패션그룹이 대체 가죽 업체에 투자한 첫 사례라며, 동원한 자금으로 설비를 확장해 이번 봄부터 시범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링은 지난해 "털을 얻기위해 동물을 죽이는 건 현대 명품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올가을부터 자사 제품에 '모피 사용 전면 중단'을 발표한 바 있다. 케링이 모피퇴출에 이어 '대체 가죽'에 대규모 투자를 한만큼, 구찌·발렌시아가 등 명품에서 조만간 동물가죽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최근 동물 가죽이나 털로 패션 제품을 만드는 것을 두고 학대 논란이 일면서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대체 가죽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대체 가죽' 분야 95개 기업이 전년의 두 배에 달하는 약 9억8000만달러(1조2412억원)를 투자받았다. 대부분 2014년 이후 설립된 회사로, 주로 버섯 뿌리, 파인애플, 선인장과 기타 유기농 성분을 활용하거나 비트로랩스처럼 줄기세포 기술로 제품을 만든다.

이러한 제품들은 수년간 '비건 가죽'으로 불리며 판매됐지만, 일부 제품은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인조가죽에 불과해 별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생산이 늘고 있어 기존 가죽을 대체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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