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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 톨킨 덕후의 특별한 이야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84호 21면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아프기만 한 어른이 되기 싫어서
강인식 지음
원더박스

곧 출간될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국내 처음 번역되는 톨킨의 저서. 공번역가로 이름이 실리는 박현묵씨는 스물두살 청년이다.

그는 난해하고 방대한 톨킨의 세계를 10대 시절인 2016년부터 혼자 번역해왔다. 그 덕력이 충분히 짐작된다.

그렇다고 해외파는 아니다. 실은 초등학교 졸업 후 지난해 서울대 신입생이 되기까지, 학교를 아예 다니지 못했다. 그는 중증 A형 혈우병을 앓아왔다. 이 희귀 난치병은 그에게 극심한 고통과 장애를 안겨줬다.

물리적 세계는 집과 병원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었지만, 그의 지적인 세계는 달랐다. 톨킨 마니아들의 온라인 카페 ‘중간계로의 여행’에서 미번역본을 번역하자는 제안에 유일하게 꾸준히 응답한 ‘팩맨’이 바로 그다. 이 성실한 팬은 영어 원서의 오류를 영문판 출판사 하퍼 콜린스에 이메일로 문의해 바로 잡은 일화도 있다.

이 책은 정교하고 다면적인 취재를 통해 쓰였다. 열정적인 덕후, 놀랄 만큼 낙관적인 젊은이가 살아온 쉽지 않은 시간을 밀도 높게 펼쳐낸다. 누군가는 이 젊은이를 두고 “위대하고 무한한 가능성”이란 말을 썼다. 책장을 덮을 때쯤이면 그 의미가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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