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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하늘에 치솟은 주황색 독구름…"러軍, 질산탱크 또 폭파"[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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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영국이 사실로 확인되면 모든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경고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정무차관은 이날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국제사회는 모든 선택지를 올려놓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히피 차관은 "사용 여부가 사실로 드러나면 총리(보리스 존슨)와 세계 다른 지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이 용납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영국 정보당국이나 우크라이나 내 정보원 모두 아직 사용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사실 확인을 위해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학무기 사용은 어떤 경우라도 혐오스럽고 선을 넘는 행위"라는 영국 외무장관의 발언을 재차 강조했다.

전날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주민들을 공격할 때 화학 물질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긴급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러스 장관은 "러시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이번 전쟁의 긴장은 고조될 것이며 우리는 푸틴과 그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보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군에 포위된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러시아군과 교전 중인 아조우 연대는 이들이 지키고 있던 아조우스탈 제철소 위로 화학물질이 살포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인탄(燐彈·인으로 만든 발화용 폭탄)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조우 연대 측은 공식 텔레그램에 "무인기가 정체불명의 물질을 투하했고 물질과 접촉한 희생자들은 호흡 곤란과 강한 어지럼증세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3명이 화학물질 중독 징후를 보였으나,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서 독성 질산 저장 탱크가 러시아군 포격으로 폭파했다. [우크라이나 당국 텔레그램]

지난 9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서 독성 질산 저장 탱크가 러시아군 포격으로 폭파했다. [우크라이나 당국 텔레그램]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또다시 독성 질산 탱크를 폭파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CNN에 따르면 지난 9일 돈바스 지역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서 질산 저장 탱크가 러시아군 포격으로 파괴됐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현지 방송에서 "3톤가량의 질산이 보관돼 있었다. 산(Acid)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이다이 주지사가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포탄이 질산 탱크를 명중하자 거대한 주황색 독구름이 치솟아 일대 하늘을 뒤덮는 모습이 담겼다. 앞서 지난 5일에도 러시아군은 같은 지역의 독성 질산 탱크를 포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산을 흡입하거나 피부에 닿으면 기관지염, 피부염 등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폐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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