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뜨거운 감자’ 공매도의 세계]“공매도, 주가 과도한 거품 막고 주주의 힘 강화에 필요한 요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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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3호 10면

SPECIAL REPORT 

이관휘 서울대 교수

이관휘 서울대 교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매도 관련 공약이 적극 검토되면서 공매도 제도 개선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전면 재개를 앞두고 공매도도 늘고 있다. 이관휘 서울대 교수(경영학과·사진)는 그러나 “공매도가 늘고 있는 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반대하고 있는 것과는 결이 다른 평가다. 그는 공매도 관련 논문으로 한미재무학회 미래에셋 우수 논문상, 서울대 경영대학 최우수강의상, 서울대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 등을 수상한 공매도 분야 권위자다. 그에게 공매도에 대해 물었다.

공매도가 전면 재개될 것 같다.
“공매도는 주가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가격에서 움직이게 하는 등 순기능으로 시장에 작용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접근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공매도에 개인 투자자들이 반대하고 있지만, 사실 한국에서 공매도는 힘이 없는 제도다. 힘이 없으니 안 하면 될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공매도 제도를 시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주주의 힘을 강화하는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나 지배주주들로부터 주주를 지키는 장치인 셈이다.”
예를 든다면.
“가령, 어떤 기업이 공매도 대상이 되면 주가가 떨어지고 이내 인수합병 타깃이 된다. 지배주주들은 이런 경우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주주들에게 함부로 못하게 된다. 특히 국내 기업은 인수합병의 90%는 계열사 내에서 일어나 단독행위를 하기 쉽다.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한 주주의 힘이 세지면 함부로 단독 행위를 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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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공매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최근엔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이긴 하다.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공매도를 통해 주가 조작에서 투자자들을 구하는 측면도 있다. 중소형주 같은 경우 공매도가 없으면 주가조작 대상이 되거나 주가가 과도하게 폭등할 수 있다.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는 것이다.”
담보비율 등이 개인에게 불리하다.
“대주기간, 담보비율 차이는 신용도를 근거로 차등을 뒀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사실 개인 투자자 전체에 담보비율 등을 일률 적용하는 것도 맞지 않다. 개인 간 신용도가 다를 것이고, 마찬가지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간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 기관, 외국인 이렇게 그룹으로 묶어 규제를 두기보다 투자자를 개별적으로 세분화해 논의해야 한다.”
윤 당선인이 공약한 서킷브레이커는.
“투자자 입장에선, 안심하고 보호받는 장치로 인지될 수 있으나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공매도가 적용되는 종목이 사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보호 장치를 둔다면 서킷브레이커 정도까지가 적당하다고 본다. 이 이상의 규제는 공매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미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있지 않나. 나머지는 시장 내에서 작동하도록 하면 된다.”
새 정부의 제도 개선 의지가 커 보인다.
“공약도 중요하지만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미국의 경우, 전체 공매도 데이터를 오픈해 이를 연구한 논문과 해당 학자를 모아 논의한다. 그렇게 실험 모델을 만들어 일정기간 연구해 그 결과를 가지고 다시 정책 설계를 한다. 새 정부의 공매도 정책도 이렇게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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