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8일 "오늘 (문재인 대통령께) 퇴임하는 날까지의 일정을 보고드리고 나니, '이제 정말 하산이구나', '아니 이미 하산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탁 비서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청와대에서) 일하는 날로만 따져보니 딱 20일이 남았다"며 이렇게 적었다.
탁 비서관은 "문득, 높고, 길고, 힘들었던 여정이 떠올랐다. 올라보니 정상은 끝이 아니었고, 내리막은 오르막 만큼이나 순탄치 않았다"며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정상이 아니었고, 길은 다시 위로, 더 위로 향해 있었다"고 지난 5년을 돌이켰다.
이어 "그러니 우리는 이제 그만 내려와야 했다. 더 위로 올라 갔었어도, 결국엔 내려와야 했을 것"이라며 "결국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은, 우리가 정상이라 생각했던 그 곳에서 내가 따뜻한 차 한잔을 드렸던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했던 전부였다"고 했다.
그는 "올라가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고개들을, 우리는 아마 하산길에도 만나게 될 것"이라며 "그 때 힘들 때, 그 때도 차 한 잔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의 퇴임 준비가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로서는 문 대통령이 5월 9일까지 근무를 마치고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한 뒤 양산 사저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날 MBN '백운기의 뉴스와이드'에 출연, "최근 참모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5월 9일 자정에 청와대를 떠나느냐, (하루를 청와대에서 자고) 10일 아침에 대통령 취임식장으로 바로 가느냐의 문제가 논의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말 하루를 여기(청와대)에 더 있고 싶은 대통령이 누가 있을까요?" 라는 언급을 했다고 박 수석이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