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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는 74세에 대통령"…69세 송하진, 전북지사 최초 3선 출마 선언

중앙일보

입력

송하진 전북지사(69)가 지난달 31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송하진 전북지사(69)가 지난달 31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 출마를 선언했다. 연합뉴스

"새만금공항·잼버리 등 수행할 책무"  

"씨 뿌린 자가 거둔다는 마음으로 이 길의 완성을 위해 연임에 도전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하진 전북도지사(69)가 지난달 31일 3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 말이다. "새로 바뀐 정치 지형일수록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나서야 한다"면서다. 1995년 7월 유종근 지사부터 역대 민선 전북지사 중 3선 도전은 송 지사가 처음이다.

송 지사는 이날 "민선 6~7기에 추진한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개항, 세계잼버리·아태 마스터스 대회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책무가 있다"며 오는 6·1지방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정책전문학도이자 기초·광역단체, 중앙정부를 모두 거친 풍부한 행정 경험, 선출직 정치 경험, 시·도지사협의회장 등의 경력을 기반으로 전북의 대도약을 이루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입장하며 송하진 전북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입장하며 송하진 전북지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쇠한 리더십' '원로로 남길' 비판도 

송 지사의 3선 출마를 놓고 전북 정가 안팎에서는 찬반양론이 나오고 있다. '노쇠한 리더십'(안호영 국회의원), '원로로 남아라'(김관영 전 국회의원) 등의 비판도 있다.

송 지사는 이날 '용퇴론'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만 69세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만 74세에 대통령을 했고, 현재 거론되는 전북 출신 한덕수(73) 전 총리도 비슷한 연령대에 있다"며 "존중받아야 할 경륜을 가볍게 보는 것도 위험한 사고"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송 지사보다 10살 어린 권영진(59) 대구시장이 3선 도전을 접은 것과 대비된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권 시장은 지난달 30일 "새 정부가 출범하는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람이 대구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드리는 게 대구를 위한 길"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0일 대구시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1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달 30일 대구시청 본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1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3선 연임 제한 흐름 역행"…宋 "경륜 가볍게 보는 건 위험"

송 지사 측은 "대구와 전북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송 지사 선거캠프 한 관계자는 "홍준표 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 등 거물급 후보들이 즐비한 대구시장 선거와 달리 송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나머지 후보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권 시장의 불출마 배경에 대해 대구 지역 정가에서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 ▶변경된 국민의힘 공천 패널티 규정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 등의 분석이 나온다.

"송 지사의 3선 도전은 국회의원·지방의원 3선 연임 제한을 정치개혁 과제로 추진하는 민주당 내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앞서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 전북 지역 30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송하진 전북지사를 컷오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송 지사가 재임한 8년 동안 전북 지역 산업은 엉망이 됐고 고용은 줄었으며, 임금 수준은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송 지사는 '자치단체장의 재임은 3기에 한한다'고 규정한 지방자치법 제95조를 들면서 "법적·제도적으로 3기는 보장돼 있다"며 "향후 자치단체장도 국회의원처럼 연임 제한 구분 없는 날도 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달 25일 전주시 전북테크비즈센터에서 열린 '청년 창업가 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 창업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달 25일 전주시 전북테크비즈센터에서 열린 '청년 창업가 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 창업가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만 전·현직 국회의원 등 6명 출사표

'재임 기간 전북의 산업은 엉망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GRDP(지역내총생산)가 전북은 전국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17개 시·도 중 12위가 과연 최하위인가"라며 "공부 좀 하라"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번 전북지사 선거에서 송 지사를 비롯해 6명이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윤덕(전주갑)·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국회의원과 김관영·유성엽 전 의원, 김재선 노무현 대통령 정신계승연대 전북 대표 등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용호 남원·임실·순창 당협위원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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