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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끌어안은 마크롱, 대통령 재선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에마뉘엘 마크롱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좀처럼 재선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 프랑스에서 20년 만에 재선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10일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45·전진하는 공화당·사진)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주간지 파리마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28% 지지율을 기록했다. 2위는 21.5%를 얻은 극우 여전사 마린 르펜(54·국민연합)이 차지했다.

프랑스에서는 과반을 득표해야 대통령에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0%가 넘는 후보가 있으면 그대로 대통령에 선출되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차 투표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한다. 결선 투표일은 4월 24일이다. 이번 프랑스 대선도 결선 투표까지 가 5년 전 마크롱 대통령과 르펜 후보의 ‘리턴 매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마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결선 투표시 마크롱 대통령은 53%, 르펜 후보는 47% 득표율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왔다.

재선이 순탄치 않아 보였던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결사를 자처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월 한달만 12번 대화를 나누며 프랑스의 외교적 영향력을 넓히려 했는데, 이를 평가 받았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마크롱 대통령과 ‘삼파전’을 벌이던 두 극우 후보의 지지율을 주저앉히는 작용도 했다. 한때 르펜 후보를 제치고 지지율 2위를 기록했던 극우 정치인 에리크 제무르(64·재정복) 후보가 친(親) 푸틴 인사로 분류되며 순식간에 지지율이 떨어지고, 르펜 후보 역시 “푸틴을 존경한다”고 했다가 지지율이 주저 앉는 등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이미지를 흉내내며 전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프랑스 경제 상황이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견조하다는 점도 마크롱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분석했다. 최근 프랑스가 기록하고 있는 실업률 7.4%는 마크롱 대통령 목표치에 거의 근접한 것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2021년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로 지난 5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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