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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대표에 文동생 동기생…임기말 '알박기 인사'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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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로 뽑힌 박두선 사장. 그는 상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의전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생산운영담당 상무 시절의 박두선 사장. [중앙포토]

지난 28일 대우조선해양 신임 대표이사로 뽑힌 박두선 사장. 그는 상무 시절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의전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생산운영담당 상무 시절의 박두선 사장. [중앙포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우조선해양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데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를 무리하게 인사한 것이라며 정·재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 28일 제22기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차례로 열고 박두선 대표이사 사장과 부사장 2명, 사외이사 4명을 신규 선임했다.

이날 선임된 박두선 사장은 문 대통령의 동생 문재익씨와 1978년 한국해양대 해사학부에 함께 입학한 사이다. 이후 대우조선에 입사해 재무회계팀·선박생산운용담당 등을 거쳐 2019년 9월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으로 승진했다.

문 대통령과 인연도 있다. 그가 생산운영담당(상무)으로 근무하던 2018년 1월 문 대통령이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하자 함께 쇄빙선에 탑승해 직접 의전을 맡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상무급 임원이 대통령을 직접 의전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쇄빙LNG선 야말5호선 조타실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당시 상무(맨 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쇄빙LNG선 야말5호선 조타실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당시 상무(맨 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로부터 두 달 뒤 그는 전무로 승진하면서 특수선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년을 채우고 2019년 4월 대우조선 조선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옥포조선소 전체를 총괄 관리하는 자리로, 통상 부사장 중 최고참급에 해당한다. 그는 조선소장을 맡은 지 5개월 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번에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에 대해 대우조선 측은 “전통적으로 (대우조선 사장은) 선임부사장이 담당하는 조선소장 출신이 대표이사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대우조선에서 36년간 근무한 박 대표가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은 이례적인 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외부에서 낙하산 인사로 선임된 것이 아니라, 전임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주총과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선임됐기 때문에 통상적인 관례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권 말기에 ‘알박기 인사’를 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인수위로부터 대선이 끝나기 전 금융 유관기관에 대한 인사는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산은에 전달한 건 맞다”며 “대우조선 건은 산은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측은 “대우조선 경영정상화관리위원회에서 지난달 24일 박두선 부사장(현 대표)을 대표로 내정했고, 이달 정기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된 것”이라며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산업은행이 관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은 1999년 대우그룹의 좌초 이후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산업은행이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6조원대 공적 자금이 투입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중공업과 인수합병을 추진했으나 올 초 유럽 경쟁 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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