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학회 성금 6122만원과 감사패 전달
원자력 전문가와 원자력 업계 관계자 등이 최근 산불 피해를 본 경북 울진 주민 돕기에 나섰다.
(사)한국원자력학회 정동욱 회장(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과 이기복·한은옥 부회장 등은 23일 오전 10시30분 경북 울진군청을 찾아 전찬걸 울진군수에게 “산불피해 주민을 위해 써달라”며 6122만5000원을 전달했다.
이 돈은 한국원자력학회 중심으로 원자력 분야 대학교수, 연구원, 원자력 업계 관계자 등을 상대로 모금한 돈이다. 최근 1주일 동안 실시한 모금에는 총 335명이 참여, 1인당 5000원에서 100만원까지 보탰다.
원자력학회 "이제 우리가 주민 도울 차례"
정동욱 회장은 “울진 지역 주민들이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봤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며 “특히 소방당국과 함께 원전에 산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혼신의 노력을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건조경보 속에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에서 발생한 불은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반나절 만에 국가 주요 시설들을 위협했다. 발화 후 4시간도 되지 않은 4일 오후 3시 최초 발화지점에서 11㎞ 떨어진 한울원전 울타리 주변까지 불씨가 날아들었다.
이와 함께 정동욱 회장은 “그동안 울진 원전 지역 주민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등 원전을 지키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이제 원전 전문가가 이들 주민 은혜에 보답할 차례”라고 덧붙였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이날 성금 전달과 함께 울진군범군민대책위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울진범군민대책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하라"
지역 주민 수백명으로 구성된 울진범군민대책위원회는 그동안 청와대와 국회를 찾아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서울행정법원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내고 감사원에는 건설 중단 위법성 검증 국민 감사를 청구했다. 현재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 심판이 진행 중이다. 울진군 내 주요 상점과 일부 자동차 유리창에는 ‘신한울 건설 재개’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5일 울진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대선 공약이었던 울진 신한울 원자력발전소 3·4호기 공사 재개를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전찬걸 울진군수에게 “보상도 중요하지만, 이 지역의 경제를 일으켜야 해서, 원전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가급적 빨리 착공해 지역에서 많이 일할 수 있게 해보겠다”라며 “정부를 인수하고 출범하면 속도를 내겠다”라고 말했다. 신한울 3·4호기는 1400메가와트(㎿)급 신형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으로, 당초 올해와 내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원전 건설 중단에 따른 경제적 타격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5만1738명이던 울진군 인구는 지난달 기준 4만7000명대까지 급감했다. 울진군 재정자립도는 2017년 17.4%에서 지난해 14.6%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