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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장제원 다시 만났지만, 문·윤 회동일정 또 못잡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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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철희

이철희

걷히는가 싶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사이에 먹구름이 다시 드리워졌다. 지난 16일 불발됐던 두 사람의 회동을 재추진하기 위해 21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간 핫라인이 재가동됐지만 두 시간여 만에 빈손으로 헤어졌다.

오전까지만 해도 양측의 분위기는 좋았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두 사람(이철희-장제원)의 만남을 통해 양측이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수위의 대통령실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윤한홍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과 당선인이) 빨리 만나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같은 라디오 방송에 나와 “당선인의 공약이나 국정운영 방향을 존중하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두 분이 만나면 청와대를 국민 곁으로 가도록 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를 어떻게 잘 실현할지도 폭넓게 얘기를 나누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 비용에 대해서도 박 수석은 “예산 등을 당선인 측이 정식으로 요청하면 긴밀히 협의하면 될 일이다. 저희는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지만, 윤 당선인의 의지는 지켜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장제원

장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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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리인인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실장은 오후 2시 서울 모처에서 만나 2시간가량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 그런데 이때부터 기류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양측 관계자들 전언에 따르면 이 수석은 장 실장에게 “문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에 부정적이다. 회동 자리에서 어쩔 수 없이 반대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이에 장 실장도 “당선인이 직접 나와 용산행을 공표했는데 문 대통령이 회동에서 굳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재고해 달라”고 반발했다는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이 헤어진 직후인 오후 4시30분쯤 박수현 수석은 “집무실 이전 계획은 무리”라며 “(집무실 이전 관련한) 예비비의 국무회의 상정도 어려운 것으로 본다”는 청와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철희-장제원 두 사람의 추후 만남 여부도 현재로선 미정이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당분간 교착상태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회동이 계속 지연될 경우 양측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안보 우려와 회동 성사는 별개”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도 “신구 권력의 대치가 계속된다면 정부 인수인계 차질은 물론 정치적 부담도 떠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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