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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이제 시작…잘되면 수십년 더 통치" 美전문가의 경고

중앙일보

입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위성 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 위성 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뉴스1

AP통신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미국의 북한전문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제 막 시작했다"며 미국에 북한과의 장기전을 대비할 것을 조언했다.

진 H. 리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최근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시험발사는 김정은이 장기적으로 미래 핵 협상에서 더 많은 레버리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2012년 1월 첫 AP통신 평양지국장으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김 위원장의 집권을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특히 올해가 김정은 집권 10주년이자 김정일 생일 80주년,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북한 주민들에게 새로운 고급 무기를 갖고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예측불가능하지 않다"며 "패턴은 명확하고 그는 야심만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첫 10년간 4번의 핵실험, 130발 이상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수행했다며 "모든 것이 잘 풀린다면 김 위원장은 앞으로 수십 년을 더 통치할 것"이라며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H. 리 윌슨센터 선임연구원. [사진 윌슨센터]

진 H. 리 윌슨센터 선임연구원. [사진 윌슨센터]

리 선임연구원은 "무기와 전쟁은 김씨 일가의 공식이지만, 김정은은 부친과 조부보다 더 큰 시야를 갖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이용해 미래 권력 기반인 밀레니얼 세대의 충성심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외교에 대해 "트럼프는 외교정책의 승리 기회로 판단해 미끼를 물었지만, 핵 합의는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재선 실패 이후) 무기개발을 마무리할 구실을 얻기 위해 일부러 자극하는 가문의 교과서로 돌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북한의 패턴에 대해서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이 유엔 안보리 등에서 이를 규탄하고, 북한은 미국이 적대행위를 했다며 자기방어를 위한 무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더 많은 실험에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리 선임연구원은 2017년 이후 가장 도발적인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끼를 물거나 한반도 전쟁 위험을 높이는 긴장 속으로 끌려들어 가지 않으면서 자제를 보여주고 있다"며 전제조건 없는 대화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은 미국이 외교적 관여에 나서고 결국은 이러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가를 지불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미사일 시험에 나선 것"이라며 "단지 서두르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미국도 북한 핵 야망의 시급성을 인정하면서 일관되고 신중한 메시지를 유지해야 한다"며 "미국은 핵확산 우려에 맞서는 공동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중국을 포함한 북한의 이웃들과 합의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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