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공약대로 부산 간다…“수출입은행 등 함께 이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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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 실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계획대로 추진될 예정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산업은행 외에도 수출입은행 등의 국책은행 추가 이전도 검토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윤 당선인 측 인사는 14일 “당선인이 공약한 내용 중 일부는 인수위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반드시 실천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수출입은행 등의 부산 이전도 인수위 관련 분과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경우 서울에 본점이 있는 IBK기업은행과 Sh수협은행 등 특수은행, 예금보험공사와 같은 금융 공기업의 이전 검토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부산을 찾아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첨단도시로 발돋움하려면 금융 자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국회를 설득해 한국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옮겨 부산·울산·경남 금융 공급의 허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직전인 지난 4일 부산 유세 때는 “산업은행 하나 가지고는 안 되고 대형은행과 외국은행들도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을 이전하려면 법 개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국산업은행법 4조 1항에는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시돼 있는 까닭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도 법 개정에는 커다란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는 대선 과정에서 윤 당선인보다 더 파격적인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부산 출신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았다는 점도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의 부산 이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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