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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양도세 폐지·공매도 개선…커지는 '윤석열 랠리' 기대감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랠리(주가 상승)' 기대감이 증시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역대 대선 후에는 불확실성 해소와 경기 부양 기대에 집권 초기 주가가 오른 경우가 많아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자본시장 활성화'도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예상이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시장이 훈풍을 기대하는 건 과거 대선의 경험 때문이다. 대선은 증시에 호재였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1987년부터 2017년까지 7번의 대선에서 두 차례를 빼고 모두 선거 이후 1년간 주가가 올랐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13대(노태우) 대선 후 1년간 코스피는 91% 상승했고 14대(김영삼·30.8%)와 15대(김대중·25.4%), 16대(노무현·14.4%) 대선 때도 모두 올랐다. 가장 최근인 19대(문재인) 대선 이후에도 같은 기간 6.6% 상승했다. 그러나 17대(이명박)와 18대(박근혜) 대선은 예외였다. 17대 대선 이후 1년간 코스피는 36.6% 하락했고, 18대 땐 0.9% 떨어졌다.

하지만 대선과 주가 간에 양(+)의 상관관계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임기 1년 차 주가 수익률은 정권마다 들쭉날쭉했고 보수와 진보의 구분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세계 경기 상황 등이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노태우 정부 초기엔 이른바 '3저(저유가·저물가·저환율)' 호황과 겹쳐 주가가 폭등했고, 이명박 정부 1년 차에는 세계금융위기 후유증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대선 이후 증시 방향도 결국 경기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역대 대선 후 1년간 코스피 등락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역대 대선 후 1년간 코스피 등락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문제는 국내 증시를 둘러싼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진 데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의지도 부담이다. 이 때문에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10% 하락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이 끌고 가는 시장이어서 대외 이슈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선거 결과가 나온) 10일 주가가 오른 것도 대선 효과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진 않을 것 같다는 소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21% 오른 2680.32에 마감하며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닥도 2.18% 상승했다. 산유국의 증산 기대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보다 12.1% 폭락하면서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급반등한 영향이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인 3.59% 올랐다.

다만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 공약으로 내놓은 증시 부양책이 시행되면 시장에 활력이 돌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양도소득세 폐지와 공매도 제도 개선이 대표적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주식 거래가 큰 손이나 작은 손·일반투자자를 가릴 것 없이 주식 투자 자체에 자금이 몰리고 활성화가 돼야 일반투자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실제 주식 양도세 폐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식 양도세 폐지가 담긴) 2023년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려면 더불어민주당의 찬성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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