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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초접전 출구조사 환호…앞서가다 따라잡히자 당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와 당 지도부가 9일 국회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운데)와 당 지도부가 9일 국회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우와…. 가자, 가자!”

방송 3사(KBS·MBC·SBS)의 20대 대선 출구조사가 발표된 9일 오후 7시30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개표상황실엔 함성이 터졌다. 선거운동 기간 지지율 열세를 보이던 이 후보(47.8%)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48.4%)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인 0.6%포인트로 줄였기 때문이다. 발표 직전까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던 캠프 인사들도 모처럼 웃었다.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안도감도 읽혔다.

개표상황실에 모인 민주당 의원과 캠프 인사 80여 명은 단상에 설치된 TV 화면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와” “정말이냐”를 연발했다. 맨 앞줄에 앉은 송영길 대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손뼉을 쳤다. 그러다 이내 감정이 복받친 듯 안경을 벗고 눈시울을 붉혔다. 송 대표는 지난 7일 70대 남성에게 둔기로 머리를 맞는 중상을 당했지만 하루 만에 선거운동에 복귀했다.

송 대표 곁에 앉은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과 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도 손뼉을 치며 함성을 질렀다. 이 후보가 0.7%포인트 박빙 우세로 나온 JTBC 출구조사 결과(이 후보 48.4%, 윤 후보 47.7%)를 본 강훈식 전략본부장은 “JTBC에서는 우리가 이겼다”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되자 상황실에 남아 있던 캠프 인사들의 얼굴에서 미소는 사라졌다. 한때 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렸던 이 후보가 개표가 약 37%까지 진행된 10일 0시 무렵 윤 후보에게 1%포인트 차이로 추격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캠프 인사들은 모여앉아 긴장한 표정으로 개표방송을 쳐다봤고, 일부 인사는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윤 후보 지지세가 강한 60대 이상의 투표율이 높다는 방송을 들은 캠프 인사들은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꾹 다물었다. 출구조사에선 박빙이었던 충청권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에게 상당한 격차로 뒤지는 개표 결과가 나오자 일부 인사는 문자메시지 등으로 여론을 살피며 상황을 주시하기도 했다.

이 후보 캠프 인사는 “사전투표에서는 이 후보가 많은 표를 얻었던 것 같다. 지역 표에서는 출구조사 때보다 득표가 확실히 적은 것 같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당락 여부가 뚜렷하지 않자 이 후보는 자정이 지난 시간까지도 경기도 성남 자택에 머무르며 부인 김혜경씨와 함께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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