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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싹 마른 전국의 산들…대구 산불 계속 되살아나는 이유 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불진화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27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불진화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대구소방안전본부

14시간 만에 큰 불이 잡혔던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산불이 다시 발생해 18시간 만에야 꺼졌다. 바위틈에 숨어 있던 불씨가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불이 되살아났다.

28일 산림청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42분 달성군 가창면 주암산 8부 능선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쯤 14시간 만에 큰불이 잡혔던 곳 인근이다. 산림당국은 불씨가 바람을 타고 곳곳으로 날아가면서 산발적으로 불씨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산림·소방당국은 헬기 13대와 산불진화대원 415명을 동원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였다. 현장 경사가 급하고 불에 잘 타는 소나무가 많은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택이나 주변 시설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방화선을 구축한 상태로 진화 작업을 진행한 끝에 오후 2시10분쯤 불길이 잡혔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경북 영덕군 영덕읍 화천리 한 야산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림당국이 ‘산불 대응 3단계’를, 소방당국이 ‘동원령 1호’를 발령하기도 했다.

산불 대응 3단계는 예상 피해가 100㏊ 이상이고 평균 풍속이 초속 7m 이상일 때 발령된다. 관할기관뿐 아니라 인접기관 인력과 장비도 동원해 진화하는 최고 대응 단계다. 소방력 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는 조치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2호(10%)·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27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서 발생한 산불. 사진 산림청

27일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에서 발생한 산불. 사진 산림청

영덕 산불은 발생 36시간 만에 잡혔다. 이 산불의 원인이 됐던 전날 산불까지 포함한다면 51시간여 만에 불길을 잡았다. 산림당국은 최근 10년 사이 단일 산불에는 가장 많은 수인 헬기 40대를 투입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최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산불이 빈발하고 있다. 전날인 27일 하루에만 충북 단양, 울산 동구와 울주군, 충남 태안, 경북 김천과 영천 등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지난 26일에도 경북 문경에서 산불이 발생 ‘산불 대응 1단계’가 발령된 후 7시간 20분 만에 진화되기도 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산사태연구과 안희영 산불예측분석센터장은 “대기가 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시기에는 작은 불씨도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이 크다”며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 쓰레기나 농업 부산물을 태우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7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주암산 산불 현장에 투입된 산불진화 헬기가 번갈아 물을 뿌리며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뉴스1

27일 오전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주암산 산불 현장에 투입된 산불진화 헬기가 번갈아 물을 뿌리며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뉴스1

산림당국은 봄철이 시작되는 3월부터 더욱 잦은 산불이 예상됨에 따라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을 운영할 방침이다. 기간은 다음달 5일부터 4월 17일까지 44일간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대형산불 특별대책기간 중 100㏊ 이상의 대형 산불 75%가 집중 발생한다”며 “산불을 발견한 때에는 신고 요령에 따라 가까운 행정기관에 신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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