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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이나는 볼셰비키 러시아가 만들어” 광기의 60분 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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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동부 진입을 명령하기 전 대국민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며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러시아가 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내 친러 반군의 공화국 독립 승인을 정당화하면서  “미국이 뚜렷한 반(反)러시아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BBC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시간에 걸친 TV 연설에서 “우크라이나는 고대 러시아 땅으로 항상 러시아의 일부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대 우크라이나의 기원도 소련에 있다고 강변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더 정확히는 볼셰비키 공산주의 러시아에 의해 만들어졌다”면서 “볼셰비키 정책의 결과, 오늘날 레닌의 우크라이나라고 부를 수 있는 소비에트 우크라이나가 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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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미국을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미국과 서방 동맹국)은 ‘나토가 러시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나토는 순전히 방어적 동맹임을 설득하려 한다”며 “그러나 우리는 나토의 진정한 의도를 알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위협 수준이 몇 배는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TV 연설을 두고 CNN은 ‘광기(Madness)’라고, 뉴욕타임스는 ‘불 같은(fiery)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연설에 대해 “지난 30년간 미국과 유럽에 쌓인 불만 목록”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소련 붕괴가 낳은 러시아의 안보 상황을 되돌리려 하고 있으며, 그의 야망은 우크라이나 동부를 넘어 냉전 종식 당시 협상을 다시 할 것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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