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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look] 우크라이나 전운에 증시 출렁,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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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식시장에는 1월 효과라는 말이 있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 1월에는 주가가 상승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코스피 지수는 1월에만 11% 하락했고 코스닥은 15% 내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에 더해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도가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요즘 시시각각 변하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22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37.01포인트(1.35%) 내린 2706.79에 장을 마쳤다. 이날도 전날에 이어 장 중 2700선이 무너졌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금융위원회는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주식시장 모니터링 단계를 ‘주의’ 수준으로 상향해 관리하고 있다. 당분간 금융시장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경험상 국지전을 포함한 지정학적인 요인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그쳤다는 점에서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올해를 전망할 때 가장 중요한 경제 통계를 꼽는다면 미국 인플레이션이다. 올해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7.5%를 기록해 지난해 1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7%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무려 40년 만에 최대치다. 연준은 이제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돌변할 것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에서 6~7차례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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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3월까지 1~2%대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다가 4월에 4.2%로 급등했다는 점에서 4월부터는 역기저효과로 하향 안정화되기 시작하고 하반기에는 3%대로 하향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나 내심 좀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병목현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중고차 가격 지표 등)은 일시적일 수 있으나, 인건비에 의한 인플레이션과 화석에너지에서 클린에너지로의 전환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구조적이기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보다는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스피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긴축 정책은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 주식시장에 좋은 이벤트는 무엇이 있을까. 무엇보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endemic)으로 인한 ‘경제 리오픈(Re-Open)’이다. 전문가는 또 다른 변이가 없다면 2분기 중에 엔데믹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올해 주식시장은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와 리오픈에 대한 기대감이 공존하며 박스권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코스피 지수대를 언급하는 것은 부담스럽지만 2750선을 기준으로 상단은 3000, 하단은 2500으로 예상한다. 2750은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와 주당 순자산을 비교한 비율, 주가/주당 순자산) 1배 수준이고 2500은 PBR 기준으로 역사적 저점 수준이다.

이렇게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바른 투자 원칙, 철저한 분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우선 수익을 내려면 코스피 지수의 상단, 하단을 정해 놓고 ‘밴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다. 지수 하단에서는 매수하고 지수 상단에서는 매도하는 전략이다. 쉽게 말해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시세 추종 매매를 지양해야 한다.

둘째, 성장주(인터넷, 소프트웨어, 바이오)보다는 경기민감주(IT, 자동차, 화학, 조선 등)에 주목하는 것이 유리하다. 성장주는 금리 상승기에 취약하다. 특히 현금 흐름(Cash flow)이 없는 성장주는 더욱 그러하다. 물론 성장주에서도 상승하는 종목이 나오겠지만,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전문가에게도 쉽지 않다. 반면에 경기민감주는 리오픈이라는 큰 호재가 있다. 글로벌 재고 수준도 역사적으로 낮기 때문에 재고 축적 수요라는 경기 모멘텀도 있다.

셋째, 배당주에 주목해야 한다. 유동성 회수 국면에서는 손익계산서뿐 아니라 현금흐름표, 대차대조표도 분석해야 한다. 자산이 부실한데, 현금 창출도 안 되면 기업은 몹시 어려운 국면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배당수익률, 배당성향 등 배당지표가 중요하다. 대차대조표가 자신이 있고, 현금 창출이 안정적이어야 배당성향을 높이고 배당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1998~2006)에 근무했으며 KB자산운용으로 옮겨 애널리스트·액티브운용팀장 등을 역임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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