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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사태 때와 달리 전쟁이 코앞, 전면전은 막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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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크림 사태와는 다른 분위기다. 전쟁이 코앞까지 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출신으로 한국에서 22년째 사는 올레나 쉐겔(41·사진)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22일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친러시아 분리 세력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 유지 명목으로 군 병력 진입을 지시했다. 그는 “러시아가 정말로 전면전을 시작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올레나 쉐겔

올레나 쉐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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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와 비교하면서 “점령 방식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당시엔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이 급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유혈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고, 전쟁 긴장감도 거의 없었다. 쉐겔 교수는 “이번에는 지난해 11월부터 넉 달에 걸쳐 전쟁 위기가 보도되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 쉐겔 교수는 돈바스 지역에 대해 “우크라이나 영토지만 러시아 영토 같은 곳”이라고 했다. 소련 시절 주요 공업지대인 돈바스 지역에는 많은 러시아인이 이주했다. 쉐겔 교수는 “어떤 경우라도 전면전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소련 시절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전면전이 일어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면 우크라이나 민족을 말살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서울대에서 국어국문학 석사, 우크라이나 국립과학원에서 우크라이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한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등 수차례의 정부 간 회담을 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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