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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출사표” 인텔, 삼성·TSMC에 도전장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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팻 겔싱어 인텔 CEO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투자자의 날' 무대에서 웨이퍼를 들고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투자자의 날' 무대에서 웨이퍼를 들고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빅샷들의 움직임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패권을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미국 인텔, 대만 TSMC 간 ‘반도체 삼국지’가 재점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삼성전자에 왕관을 내준 ‘반도체 제왕’ 인텔이 가장 적극적이다.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코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2022’ 행사에서 차량용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3월 제시한 ‘파운드리 재진출’ 구상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인텔, 차량용 파운드리 진출 선언    

이날 인텔은 ‘자동차 전담 그룹’을 새로 출범한다고 밝혔다. 향후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개방형 중앙컴퓨팅 기술을 도입하고,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는 자회사 모빌아이와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인텔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가 10년 후 현재의 두 배인 1150억 달러(약 137조48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침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대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전기차 같은 친환경차의 대세화, 자율주행, 플랫폼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를 부채질하는 요소들이다.

업계에 따르면 내연기관 자동차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차랑 한 대에 200~300개 수준이지만 전기차는 500개, 자율주행차엔 2000개가 넘는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같은 고부가 제품도 들어간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0년 466억 달러(약 55조7100억원)에서 연평균 7% 성장해 2024년 655억 달러(78조3000억원)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는 배경이다.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자율주행 뜨면서 연평균 7% 성장 

인텔은 자동차용 반도체를 반도체 왕국의 자존심을 되찾는 ‘지렛대’로 삼되, 인수합병(M&A)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인텔은 이스라엘의 파운드리 업체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약 6조46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무산되기는 했지만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날도 겔싱어 CEO는 “(소프트뱅크가 대주주인) ARM 인수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참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ARM은 최근 미국 엔비디아가 인수를 추진하다가 규제당국의 반독점 우려로 좌절된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 업체다.

TSMC가 개최한 투자자 데이 행사장 모습. [연합뉴스]

TSMC가 개최한 투자자 데이 행사장 모습. [연합뉴스]

일본과 동맹 강화 나선 TSMC  

그러는 사이 TSMC는 일본과 동맹을 강화하고 나섰다. TSMC는 지난해 11월 일본 소니와 합작해 구마모토현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 2024년께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나서서 ‘구애’하던 반도체 프로젝트다.

최근엔 도요타자동차 계열의 세계 2위 자동차부품 회사인 덴소가 주주로 참여하고, TSMC의 투자 규모도 기존 8000억 엔(약 8조3000억원)에서 9800억 엔(약 10조1700억원)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마모토 공장의 생산 능력은 계획보다 20% 늘어난다. 이미 TSMC는 올해 400억~4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정중동 행보다. 지난해 8월 240조원 투자계획을 내놓고,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 신설 계획을 확정 지은 후엔 ‘빅뉴스’가 없다.

그동안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CES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M&A 관련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거나,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이 독일의 차량용 증강현실(AR) 기업 인수를 발표한 것이 전부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정기주총에서 M&A나 투자 관련한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재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각국이 반도체를 안보산업화하면서 기업결합 심사가 까다로워지는 등 삼성이 직간접으로 강력한 견제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이 같은 규제 흐름은 상당 기간 이어질 듯하다”며 “(삼성전자가) 미래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잠재력이 있는 업체를 물색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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