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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200조 M&A 시장 열린다” 삼성전자도 대어 낚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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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최근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회사 ARM 인수가 미국 등 여러 국가 규제 기관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됐다.사진은 캘리포니아주의 엔비디아 본사. [AFP=연합뉴스]

최근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회사 ARM 인수가 미국 등 여러 국가 규제 기관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결국 무산됐다.사진은 캘리포니아주의 엔비디아 본사. [AFP=연합뉴스]

지난해 글로벌 인수합병(M&A) 거래 규모가 역대 최대인 5조9000억 달러(약 7060조원)에 달했으며, 올해도 6조 달러(약 7180조원)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는 14일 발간한 ‘2022 글로벌 M&A 리포트’에서 이 같은 예측치를 내놓았다. M&A 전문가 28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베인앤드컴퍼니 측은 ‘다시 M&A의 시대로’라는 표현을 쓰며 “산업 전환기에 놓인 기업들이 가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M&A 시장에서 역량을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 베인앤드컴퍼니]

[자료 베인앤드컴퍼니]

반독점, 데이터 보안에 대응 필요 

산업별 M&A 전망은 미세하게 갈린다. 소비재 부문은 성장률 측면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 대기업이 M&A에 보다 절실하게 매달리고 있다. 헬스케어 부문에선 바이오시밀러·특수의약품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소 규모 제약업체를 거대 제약사가 인수해 선도 위치를 굳히려는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기술 부문은 선도 업체가 여러 개의 소규모 업체를 지속해서 사들이는 형국이다. 특히 금융 부문은 M&A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은행이 기존 사업으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M&A가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혀서다.

보고서는 과열된 M&A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3가지 전략으로 ▶핵심인재 유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대 ▶규제 환경의 대응을 제시했다.

우선 기업이 확보한 인재를 피인수 기업에 그대로 묶어둘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게 M&A 성공요소라고 했다. ESG도 단순 참고사항 수준을 넘어 ESG 역량 확보를 M&A 주된 목적으로 삼는 경우도 늘었다. 또 최근 미주·유럽·중화권이 반독점 규제와 국수주의적 정책을 펼치면서 반독점, 데이터 보안 문제에 보다 철저하게 대응할 필요가 높아졌다.

삼성전자 “좋은 소식” 나올까

실제 반도체 업계에선 최근 각국의 ‘반도체 자국 중심주의’가 확산하며 ‘빅딜(대형 M&A)’이 줄줄이 무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미국 엔비디아와 영국 ARM의 M&A는 지난 8일 끝내 무산됐다. 독과점을 우려한 주요국 규제 당국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6일엔 독일 정부의 반대로 대만 글로벌웨이퍼스와 독일 실트로닉간 M&A가 무산됐다. 지난해 3월엔 중국 당국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M&A 승인을 거부하며 ‘없던 일’이 됐다.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반도체 이미지. [셔터스톡]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자회사 하만(Harman)을 통해 독일 AR(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가 향후 대규모 M&A의 신호탄일지 주목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 전 사업 부문의 M&A 가능성을 언급하며 “조만간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의미 있는 M&A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규제 당국 브레이크…올해 더 늘 듯” 

베인앤드컴퍼니는 보고서에서 “지난해는 주요 M&A 거래가 정부 제재로 무산된 경우가 제법 많았는데 이러한 사례가 올해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수 희망 기업 차원에서는 자신의 기대치를 보다 면밀하게 평가하고, 인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보다 넉넉하게 예상하며, 정부 측과의 지난한 정보 공개 싸움에도 맞설 각오를 다지는 등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이혁진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는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내 기업의 M&A 역사는 수많은 실패 사례가 존재하고 이로 인한 인수 기업의 쇠락도 흔히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경쟁 과열로 전반적인 거래 가치 평가(deal valuation)가 높아지고 있어 M&A 시장에서 인수 후 통합, 기업 가치 증대가 보다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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