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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中 ‘문화 약탈국’ 낙인 두렵나…진정성 있는 행동 보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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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치마 저고리와 댕기 머리를 등 한복 복장을 한 공연자가 개최국 국기 게양을 위해 중국의 오성홍기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한복 논란’과 관련해 주한 중국 대사에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서 교수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8일 주한 중국 대사관은 대변인의 이름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의 중국 조선족 의상 관련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며 “입장문 내용을 여러 번 읽어 봤지만 정말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고 꼬집었다.

주한 중국 대사관 측은 한국 언론에 배포한 해당 입장문에서 “전통문화(한복)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으로, 이른바 ‘문화공정’, ‘문화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면서 “중국 측은 한국의 역사·문화 전통을 존중하며, 한국 측도 조선족을 포함한 중국 각 민족 인민의 감정을 존중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연합뉴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서 교수는 “중국대사관 측은 큰 착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등장한 한복만을 가지고 한국인들이 크게 분노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중국에서 지금까지 너무 많은 ‘한복 공정’을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 ‘한복은 중국의 전통 의복 한푸(漢服)에서 기원했다’고 왜곡하고 있고,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서 교수는 “이처럼 중국의 전반적인 분야에서 ‘한복 공정’은 꾸준히 진행돼 온 점을 중국 대사관 측은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례적인 이번 입장문이 한국 내 들끓고 있는 반중 정서를 잠재우기 위해, 또한 외신에도 많이 소개된 상황이라 ‘문화 약탈국’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봐 두려워 낸 것이 아니라면, 지금부터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만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싱하이밍 대사님, 먼저 바이두의 왜곡 내용을 수정해 보는 건 어떨까요”라고 물으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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