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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단 기수 곽윤기 "스트레스 사라져"

중앙일보

입력

4일 개회식 기수로 나선 곽윤기(맨앞줄 왼쪽)과 김아랑. [뉴스1]

4일 개회식 기수로 나선 곽윤기(맨앞줄 왼쪽)과 김아랑. [뉴스1]

세 번째 올림픽을 즐기겠단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33·성남시청)는 그의 말처럼 올림픽을 즐겼다. 대한민국 선수단 기수로서 얼굴 역할을 맡아 발랄한 개막식 입장을 했다.

곽윤기는 4일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동료 김아랑과 함께 기수로 나섰다. 벌써 세 번째 올림픽(2010 밴쿠버, 2018 평창, 2022 베이징)이지만 개막식은 그도 처음이었다. 개막식 다음날 훈련을 마친 곽윤기는 "밴쿠버 올림픽 때까지는 기수라는 자리가 그토록 영광스러운 자리인지 몰랐다. 이번 경험은 특별하다. '올림픽 메달을 따는 것만이 영광을 누리는 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꾸준히 내 할 일에 매진하다 보니 기수로 설 기회가 왔다"고 했다.

곽윤기는 "다른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권하고 싶다. 스케줄이 빠듯해도 참가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 쇼트트랙은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빨리 격전지에 입성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일찍 받는 편이다. 나는 개막식 다녀오니 스트레스가 사라졌다. 직장인들이 휴가를 갔다 오는 느낌 아닐까. 외국 선수들이 올림픽을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서 보니 '대회를 즐긴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곽윤기는 기수로 선정된 뒤 고민했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붉은 머리로 염색했던 걸 떠올리며 핫핑크색으로 염색했는데, 행여나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일까 싶었다. "털모자를 써야 하나"라고 말했던 그는 모자를 쓰지 않고 태극기를 들었다. 곽윤기는 "팬들이 그 머리를 원하셨다. 나도 걱정했다. 핑크색 머리로 나서면,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그 많은 인파 속에서 나를 잘 찾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려놓으니까 편했다"고 말했다.

김아랑과 곽윤기는 발을 맞추는 등 발랄한 모습으로 태극기를 들었다. 곽윤기는 "역대 한국 기수들은 대체로 점잖았다. 하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을 보니, 탈의도 하고, 깃발을 주고받고, 포르투갈 선수들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세리머니를 하더라. 그래서 '즐겨보자'라고 생각했고 김아랑 선수들한테 얘기해서 깃발도 더 흔들어보고, 발도 굴러봤다"고 했다.

쇼트트랙은 5일부터 바로 열전을 시작한다. 여자 500m 예선, 남자 1000m 결승, 그리고 첫 메달이 나오는 2000m 혼성 계주가 치러진다. 5000m 남자 계주에만 나서는 곽윤기는 "후배들과 함께 소리 한 번 지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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