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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5400억 요트’ 위해 144년 된 네덜란드 다리 철거

중앙일보

입력

로테르담 지역 명물인 코닝스하벤 다리. 홈페이지 캡처

로테르담 지역 명물인 코닝스하벤 다리. 홈페이지 캡처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의 호화 요트가 지나가기 위해 네덜란드 항구도시 로테르담이 144년 된 지역 명물 건축물을 부분 철거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로테르담시 당국은 올 여름 중으로 예정된 베이조스 소유 요트의 통행을 위해 ‘드 헤프(De Hef)’로도 알려진 코닝스하벤(Koningshaven) 다리 중 교량 부분을 제거하기로 했다. 다리를 통과시킬 수 있는 선박 높이의 상한선이 40m이기에 이보다 높게 건조될 베이조스의 요트가 지나갈 수 없어서다.

현재 특별한 명칭 없이 코드명 Y721로 불리는 이 요트는 완공 시 가치가 4억8500만달러(약 5846억원)로 추산되며, 선박 전문 매체 보트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127m 길이로 세계 최고 크기다.
이 배가 바다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코닝스하벤 다리 밑을 지나는 것이다. 이는 이 요트를 건조 중인 조선회사 오션코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로테르담 인근 조선소에서 요트가 완성된 후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리가 설치된 수로를 지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시 의회는 다리 일부를 분해해 문제의 요트가 통과한 뒤 다시 조립하는 방법을 제안했고, 베이조스는 이를 받아들이는 한편 다리의 분해조립 비용을 부담키로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시 당국의 철거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면, 오션코는 요트를 반 정도 건조한 후 코닝스하벤 다리를 통과한 후 로테르담이 아닌 다른 곳에서 최종 완성할 계획이었다.

건조 중인 제프 베이조스의 요트 Y721. 사진 슈퍼요트팬(superyachtfan) 홈페이지 캡처.

건조 중인 제프 베이조스의 요트 Y721. 사진 슈퍼요트팬(superyachtfan) 홈페이지 캡처.

시 대변인은 “경제적 관점에서 (요트 건조 작업에 따라) 창출되는 고용에 크게 중점을 뒀다”라면서 요트 건조를 지역에서 끝까지 진행케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거 이후에는 다시 다리를 최신식으로 재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역 사회에서는 문화재 훼손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트르담 역사학회 회장인 톤 베세린크는 “일자리는 중요하지만, 우리의 산업 문화재가 얽히게 되면 일자리를 위해 내릴 수 있는 조치에도 제한이 있다”라며 우려했다.

최근 억만장자들의 개인재산 급증으로 지난해 슈퍼요트 판매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해양 데이터 업체인 베슬밸류의 보고서에 따르면 슈퍼요트는 2021년에 총 887척이 인도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77% 증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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