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도쿄=공동취재단
만남은 총리 관저에서 30여 분간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와 이 전 시장은 6자회담을 포함한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배석했던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일본은 비핵화 3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가입돼 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일본이 핵 무장을 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핵 무장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선 문화.정치적 측면의 교류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 전 시장은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한국 속담을 소개하며 "한국민들은 포용력 있는 민족이니 만큼 열린 마음으로 한.일 관계를 잘 풀어 달라"며 "설사 일본 국내에서 반발이 있더라도 진취적인 노력을 계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은 2005년 10월 자민당 간사장 대리였던 아베 총리의 서울방문 때 만난 적이 있다. 그래서 대화 분위기가 "아주 오래 알고 지낸 사이처럼 좋았다"고 이 전 시장은 표현했다. 아베 총리는 이 전 시장에게 "내년 대선이 있어 바쁠 텐데 준비가 잘 돼 가느냐"고 묻고, 이 전 시장은 아베 총리에게 "한국에선 총리보다 한류팬인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인기가 더 좋다"고 덕담을 했다.
도쿄=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