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그리스도 머리 자르겠다" 미군 출신, 바이든 살해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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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위협을 한 남성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비밀경호국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위협을 한 남성을 체포해 기소했다고 비밀경호국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뱀의 머리를 자르러 가겠다"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살해 위협을 한 남성이 비밀경호국에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다.
용의자는 캔자스주에 거주하는 37세의 스콧 라이언 메리먼이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는 지난주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직접 백악관을 찾아갈 것이라며 "뱀과 반그리스도의 머리를 자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경호국에 체포된 이후, 메리먼은 자신이 말한 '뱀'이 대통령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 교환원은 분명히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협박을 했다고 증언했다.

비밀경호국은 메리먼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들도 대통령에 대한 협박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신이 인도한 대로 국가의 수도로 길을 떠날 것"이라고 예고하는가 하면, "반그리스도를 처단하기 전에 (백악관의) 담장을 넘어 바이든을 볼 것"이라고는 글을 남겼다. 일부는 삭제됐지만, 해당 내용은 법원에 증거로 넘겨졌다.

메리먼은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미 육군에서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추적한 비밀경호국은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의 한 식당 주차장에서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당시 총기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총알 3발이 장전된 탄창 1개와 탐지용 망원경 1개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는 신이 탄약을 가지고 가라고 했고, 탐지용 망원경은 정찰 활동을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메리먼은 대통령 협박 혐의 등 2개 이상의 연방법을 위반했으며 최고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비밀경호국은 설명했다.

미국에선 매해 대통령에 대해 협박사건이 수천 건 발생한다. 언론들은 특히 한 번 이런 사건이 불거지면, 이후 모방범죄가 잇따른다는 점을 주목했다. 1981년 3월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가 발생한 뒤, 6개월 동안 주요 인사에 대한 위협이 폭증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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