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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게임 셧다운제 폐지…부모·자녀 소통으로 ‘과몰입’ 막는 지혜 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김경일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여러모로 참 힘들었지만, 새해에는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나아가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새해에 우리 청소년들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 중의 하나는 게임 셧다운제 폐지가 아닐까 한다. 다들 아는 바와 같이 게임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나 소셜 네트워크 등과 함께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밤 12시가 되면 신데렐라처럼 온라인 게임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하도록 강제하던 규제가 있었다.

청소년이 잠을 더 잘 잘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라고는 하지만, 과연 게임이 학업보다 더 큰 청소년 수면 방해 요인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를 차치하더라도 국가가 일정 시간 동안 모든 청소년을 게임에서 차단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하기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새해부터는 일률적 강제가 아니라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자녀들의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제도 개선은 무엇보다 부모의 양육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의 변화라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자녀들의 게임 이용에 개입하는 주체가 국가에서 보호자로 바뀌기 때문에, 게임 시간 선택제가 충분히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이 제도를 활용하는 부모님들의 인식과 자녀에 대한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부모, 자녀, 그리고 게임이 긍정적인 선순환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적절하게 게임을 즐기면서 이를 통해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느냐 아니면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게 되느냐는 부모와 자녀 간의 건강한 관계 설정 여부에 상당 부분 기초한다. 더 많은 소통과 자녀에 대한 이해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부모님들의 자세가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게임문화재단에서는 게임사별로 각각 게임이용 시간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정을 받아 원스톱 서비스를 개발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부모님과 자녀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도를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참고하면 좋을 서적과 문헌도 소개할 계획이다. 많은 관심과 이용을 바라며, 모쪼록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행복한 새해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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