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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2년, 내가 겪은 코로나]세계 곳곳 연일 확진자 신기록…“엔데믹으로 남을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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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2호 10면

SPECIAL REPORT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19일 멕시코 몬트레이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 부스터 샷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적으로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19일 멕시코 몬트레이 지역 주민들이 코로나19 부스터 샷을 맞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세계 각국의 신규 확진자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도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만만찮을 것이란 예고다. 20일 미국 존슨 홉킨스대학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 수는 3억4200만여 명, 사망자는 557만여 명에 달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신규 확진자가 6100만명을 넘어서 오미크론이 현 코로나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간 미국인 5명 중 1명 꼴 감염

미국의 경우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6800여 만명에 달했다. 미국인 5명 중 한 명꼴로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얘기다. 지난 한 달간 확진자 수는 1600만명을 넘었다. 최근엔 하루 평균 80만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소속의 감염병 전문가인 카트리오나 셰이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정점에 이를 전망”이라며 “하루 3300명 정도가 숨졌던 지난해 1월 만큼 사망자 수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미크론이 델타 등 기존의 다른 변이에 비해 치사율은 낮지만 강한 전염력으로 인해 워낙 많은 사람이 감염돼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입원 환자 수는 지난 17일 15만6000여 명을 기록해 최고치를 돌파했다.

유럽의 상황도 만만찮다. 그나마 영국에서만 신규 확진 건수가 최근 줄어들었을 뿐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는 코로나 확산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19일 하루 동안 11만명 넘게 신규 확진자가 확인돼 최다치를 경신했다. 프랑스도 18일 46만4000명 넘어 신기록을 세웠고, 이탈리아에선 23만명에 육박해 역시 최다 기록이다. 일본 정부는 19일 일일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4만명을 넘어서 방역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적용되던 방역 비상조치를 도쿄 등 13여 개 지역에도 확대 적용키로 결정했다. 도쿄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급증해 하루 7000명을 넘어섰다. 다음 달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도 오미크론으로 초비상이다. 베이징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반인에게 경기 티켓을 판매하는 대신 특정 그룹에 나눠주겠다고 발표했다. 시 당국은 초·중학교 수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만리장성 등 주요 관광지를 잠정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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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와 호주 등의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하루 확진자 5만명, 사망자 수 320명 수준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쿠바에서도 하루 3000건이 넘는 신규 확진 케이스가 집계됐다. 호주에선 지난 18일 하루 최다인 77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뉴질랜드는 19일부터 국경을 재봉쇄하는 조치를 내렸다. 전날 오미크론 확진자가 확인된 탓이다.

우리나라처럼 선거를 앞둔 나라에서는 코로나 확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오는 2~3월 지방선거가 예정된 인도에선 22일까지 유세 등 정치집회가 아예 금지됐다. 당초 계획보다 일주일 연장된 조치다. 5월 초 대선을 치르는 필리핀 정부는 “4월까지 코로나 확산세를 꺾어야 선거를 안전하게 치를 수 있다”면서 부재자 투표 확대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덜 심각할 수 있어 가벼운 질병이라는 오해를 사고 있다”면서 “현 상황으로 판단할 때 어떤 국가도 그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파우치 “변이 멈춰도 소멸 안 될 것”

하지만 일각에선 오미크론이 팬데믹을 종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파력은 강하지만 중증을 덜 유발하는 특성 때문이다. 영국에선 지난달 말 20만명에 달했던 신규 확진자가 현재 10만명 아래로 떨어져 다소 안도하고 있다. 다시 마스크를 벗고 백신패스를 없애는 등 오미크론 변이 유행 이전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잉글랜드에서 오는 27일 실내 마스크 착용, 대형 행사장 백신패스 사용 등을 담은 ‘플랜B’를 종료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재택근무 권고와 중등학교 교실에서 마스크 착용은 바로 해제된다. 코로나19 관련 법령의 효력이 3월 말에 만료되면 자가격리 의무 역시 사라진다.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이 지났다고 보고 중증 감염자 관리 중심의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이 적지 않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기존 변이의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또 다른 변이가 등장하지 않을 경우에만 오미크론이 팬데믹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설사 오미크론이 마지막 변이가 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두 멸종하는 것이 아니라 엔데믹(토착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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