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팬데믹 2년, 내가 겪은 코로나]“오미크론 예방 가능” vs “오히려 면역력 저하”…N차 접종 효과 논란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772호 10면

SPECIAL REPORT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찾아가는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난 한 시민이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찾아가는 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3개월이 지난 한 시민이 부스터샷을 맞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이 본격화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3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24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7.7%에 달한다.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 55.3%가, 60세 이상 고령층은 84.3%가 부스터샷 접종을 마쳤다. 이는 정부가 지난 3일부터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2차 접종 후 180일로 제한했고, 3차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3차 접종을 권고하는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 예방을 위해서다. 20일 중대본에 따르면 3차 접종 완료후 확진자는 미접종자 확진자에 비해 중증 위험이 90.8% 낮게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3차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르면 금주 내에 오미크론이 국내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3차 접종까지 마치면 오미크론 감염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주장이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4번 맞아도 오미크론 예방 효과는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시바 메디컬 센터는 “의료진 150명을 대상으로 시험접종을 한 결과 백신 4차 접종 이후 3차 접종 때보다 항체 수치가 증가했으나 오미크론 변이를 제대로 예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 길리레게브 요하이 박사는 “이전에 출현했던 코로나19 변이 감염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었던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에는 덜 효과적이었다”며 “4차 접종 이후에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사례를 여럿 봤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반복적인 백신 접종이 되레 면역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는 “3~4개월마다 반복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면역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감염 및 중증 예방률을 높일 수는 있어도 다른 질병에 대한 신체 면역력을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EMA는 부스터샷 간격을 늘리고, 독감처럼 추운 계절을 앞두고 접종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WHO 백신 기술자문그룹은 “원래 있는 백신을 반복해 추가 접종하는 전략은 적절하지 않고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중증·사망 예방 외에 감염·전염을 예방하는 데에도 큰 효과가 있는 새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미크론용 백신 개발이 되레 팬데믹 종식을 늦추는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정된 백신 물량을 놓고 글로벌 쟁탈전이 벌어지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국들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고, 무방비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빈국에서 또다른 변이가 출현해 전세계로 확산하는 악순환이 재연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은 접종률 60~70%를 넘기며 진작에 3차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프리카에는 아직 한 번도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이 숱하다.

영국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WID)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1차 접종률은 에티오피아 7.9%, 나이지리아 6.2%, 케냐 13.2% 등 대부분 저조하다. 존 그라벤스타인 예방접종실천연합 과학이사는 “현재 생산 수준까지 도달하는 데 1년이 걸렸고, 이제야 전 세계가 매달 수억 회분을 접종하고 있다”며 “오미크론용 백신이 현재 제조 공정에 차질을 빚고 글로벌 백신 이기주의를 악화시키는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방역 당국은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다. 잦은 백신 접종이 면역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반장은 “EMA 관계자 발언은 3차, 4차 접종의 문제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짧은 주기로 접종했을 때 면역체계에 부담이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15~59세 3차 접종을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라며 “3차 접종의 지속효과에 대한 각종 연구를 토대로 시기와 우선 대상을 준비하고 필요할 때 4차 접종을 시행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접종간격이 3개월인 것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어떤 근거로 3개월로 단축되었는지, 3개월 마다 맞아도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 등이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에서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성인은 3차 접종을 해야 하지만 접종 간격을 3개월로 줄인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