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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90% “난 아시아인”…아시아 이미지는 “신흥‧저개발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 5월 출범하는 새 정부는 수많은 외교적 난제를 마주하게 된다.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선 국민의 생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국내적 지지 없이는 어떤 외교 정책도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의 외교 환경에 대한 인식을 알 수 있는 '민심으로 읽은 새 정부 외교과제' 시리즈를 진행한다. 여론조사 결과(1회)와 빅 데이터 분석 결과(2회),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아시아 11대 이슈(3회) 등을 전한다.

1회 여론조사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1~12월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형식은 웹조사(문자메시지와 e메일로 url 발송)였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3.1%p였다.

특별취재팀

[민심으로 읽은 새 정부 외교과제-①]

이스라엘은 아시아일까. 한국인은 어느 나라까지 같은 아시아 국가로 인식할까.

한국인들의 아시아 인식 지평이 동북아를 넘어 동남아까지 이르지만,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을 '세계인'이라기보단 '아시아인'으로 인식했다.

열에 여덟 "아시아=동북아ㆍ동남아"

아시아의 여러 지역 중 어디까지 아시아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하는지 묻자 동북아(중국ㆍ일본ㆍ북한 등)에 대해선 응답자의 95.5%가 아시아에 속한다고 답했다. 동남아(라오스ㆍ미얀마ㆍ베트남 등)에 대해서도 82.6%가 아시아로 인식했다.

다만 남아시아(인도ㆍ네팔ㆍ몰디브 등)에 대해선 47.2%,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ㆍ카자흐스탄ㆍ키르기스스탄 등)에 대해선 34.5%만 아시아로 본다고 답했다. 서아시아(이스라엘ㆍ레바논ㆍ요르단 등 중동)에 대해선 24.1%만 아시아로 인식했다.

‘같은 아시아 국가’에 대한 경계선이 동남아에 그어진 건 물리적 거리와 정서적 친밀감이 모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호감도로는 "북미인이 더 좋아"

또 한국인들은 자신을 '세계인'이라기보다는 '아시아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스로를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92.2%가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는 세계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78.5%로 차이가 났다.

한국인은 세계인으로서의 정체성보다는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보다 확고하다는 의미다. 다만 그러면서도 아시아인보다는 북미인에 더 높은 호감을 보였다.

지역별 사람들에 대한 호감도를 0~100점 척도(점수가 높을수록 호감)로 묻자 북미(미국ㆍ캐나다)인에 대한 호감도가 63.2점으로 가장 높았다. 아시아인에 대한 호감도는 58.2점이었다. 유럽인(57.7점), 오세아니아(호주ㆍ뉴질랜드)인(57.4점) 등과 비슷한 점수대를 보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아시아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느낌이나 이미지를 묻자 “신흥국과 저개발국” 50.6%, “다양한  식문화” 28.7% 등 순이었다. 스스로를 아시아인으로 여기면서도 같은 아시아인에 대한 호감도나 이미지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경향성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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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아시아 브리프’ 김용호 편집위원장은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면서 한류를 통해 문화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이 GDP 세계 2위와 3위를 차지하는데도 한국인들은 여전히 아시아를 신흥경제권, 개발도상국으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아시아가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자리잡았다는 대외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경제 선도국이라기보다는 빠른 추종국이라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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