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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6만 평택, 연일 400명 안팎 확진…휴가 미군 복귀 영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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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3일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로데오거리.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최모란 기자

13일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안정리 로데오거리.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면서 상가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최모란 기자

13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캠프 험프리스(K-6) 미군부대 인근의 안정리 로데오거리.

연말연시 손님맞이를 위해 상인들이 설치한 크리스마스트리와 각종 장식이 아직 곳곳에 보였다. 하지만 거리는 지나는 사람이 뜸해 한산했다. 햄버거집과 편의점 등을 제외한 150여 곳 상가가 모두 문을 닫아서다.

“자발적으로 셔터(덧문)를 내렸어요.” 한 상인은 이렇게 말하며 한숨지었다. 박경찬 안정리 관광특구추진위원장은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지역 내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해 상인들끼리 2주간 문을 닫기로 합의했다”며 “장사꾼 입장에선 손해가 크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감염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평택시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가 조금씩 늘더니 최근엔 하루 300~400명대까지 치솟아서다. 경기도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평택 지역 확진자는 355명이다. 경기도 전체 확진자(1535명)의 23.1%가 평택시에서 나온 것이다. 평택은 전날(11일)에도 450명이 확진돼 도내 확진자(1629명)의 27.6%를 차지했다.

평택시 인구는 56만 명 수준이다. 그런데도 100만 인구 특례시인 수원시(84명)·용인시(84명)·고양시(70명)보다 확진자 수가 4~5배 많다. 평택시와 경기도는 지난달 28일부터 연일 세 자릿수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원인을 주한미군 확진자 급증으로 보고 있다. 이날 평택시 확진자의 40%(142명)가 주한미군이다. 11일 확진자 450명 중에서도 254명이 미군이었다.

경기도는 연말연시 미군들이 본국으로 휴가를 다녀오는 등 부대 밖 대면 접촉이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해외유입 확진자는 391명으로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군 확진자가 늘자 미군부대 인근 안정리 로데오거리와 송탄관광특구(신장·지산·송북·서정동) 등에서도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박 위원장은 “팽성읍의 경우 12월 초까지만 해도 확진자가 1명도 없는 청정지역이었는데 미군 확진자가 늘면서 상가 12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말했다. 신장동의 한 편의점 관계자는 “‘마스크 기피하던 미군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음식점이나 술집 등에선 마스크를 벗어 감염자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지난 8일부로 공중보건방호태세(HPCON)를 브라보(B)에서 브라보 플러스(B+) 수준으로 격상해 사실상 외출금지 조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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