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아기 태운 美 의료헬기 주택가 불시착... 두동강 났는데 모두 무사

미국 필라델피아 한 주택가에 갓난 아기를 태운 의료 헬기가 불시착해 기체가 두 동강 났지만 아기를 포함한 탑승자 4명이 모두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추락한 의료헬기가 12일 필라델피아 어퍼 다비의 드렉슬힐 감리교회 벽에 기대있다. AP=연합뉴스

헬기는 주변에 복잡하게 걸린 전깃줄을 용케 피해 떨어졌고, 땅에서 미끄러지다 교회 밖 작은 나무들을 쿠션 삼아 멈췄다. 미국 언론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놀라워하고 있다.

11일 낮 추락한 헬기가 옆으로 누운 채 12일 필라델피아 드렉슬힐 교회 벽에 붙어 있다. AP=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오후 12시 55분께 필라델피아 드렉슬힐 주택가 교회 옆에 의료 헬기가 불시착했다. 헬기는 펜실베이니아 프랭클린카운티의 한 병원에서 생후 2개월 된 여아와 간호사 등을 태우고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헬기는 비행 45분 만에 기체 이상이 발생해 비상착륙할 장소를 찾으며 저공 비행했다.

헬기는 추락하면서 복잡하게 걸린 전선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그곳은 건물이 밀집한 주택가로 착륙이 여의치 않았고, 결국 주택가 도로 교차로에 불시착했다. 기체는 강한 충격과 함께 땅에 충돌해 넘어졌고, 도로를 가로지르며 미끄러져 인근 교회 건물에 충돌한 뒤 멈췄다.

헬기는 도로에 불시착했으나 미끄러져 교회 벽에 충돌한 후 멈췄다. AP=연합뉴스

한 목격자는 "헬기가 연기를 내며 낮게 날더니 두어 번 강하게 땅에 떨어졌다 다시 튕겨 올라갔고, 이내 옆면으로 다시 떨어져 땅에서 미끄러졌다"고 말했다.

추락 직후의 모습.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헬기 기체는 두 동강이 났지만 탑승객이 있던 본체는 다행히 파손이 크지 않았다.

사고 현장 근처의 헬기 승무원 헬멧. AP=연합뉴스

다른 목격자는 "헬기가 전선을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나를 포함해 땅에 있는 누구와도 충돌하지 않고 불시착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고 헬기가 12일 현장에서 옮겨지고 있다. AP=연합뉴스

항공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기체는 유로콥터 EC135이다.

최정동 기자 choi.jeongd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