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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골프대회 상금 ‘1000만 달러 시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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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골프협회(USGA)는 지난해 550만 달러였던 US여자오픈 총상금을 올해 1000만 달러(약 120억4000만원)로 두 배 가까이 증액하겠다고 8일(한국시각) 발표했다. 남자 US오픈 상금이 1000만 달러에 이른 건 2015년이다. 7년 만에 여자 골프도 총상금 1000만 달러 시대를 맞게 됐다.

상금 증액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1년간 커미셔너를 하다가 지난해 USGA의 CEO로 옮겨 간 마이크 완의 역할이 컸다. 서브 스폰서를 구해 상금을 확 올렸다. 마이크 완 CEO는 “올해 US여자오픈 우승상금은 180만 달러인데 지난해 LPGA 투어에서 180만 달러 이상을 번 선수는 세 명뿐이었다”며 “커다란 진전”이라고 했다. 그는 남녀 격차를 더 줄이려 한다. 마이크 완은 “5년 이내에 US여자오픈 총상금을 1200만 달러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남자) US오픈 골프의 상금이 1250만 달러였으니 거의 비슷한 액수다.

점점 늘어나는 US여자오픈 총 상금

점점 늘어나는 US여자오픈 총 상금

US여자오픈을 시작으로 LPGA 투어의 메이저 대회들은 속속 상금을 올리고 있다. 브리티시 여자 오픈(AIG 오픈) 680만 달러 등 5개 메이저대회의 총상금은 3080만 달러다. 대회 평균 600만 달러가 넘는다. 앞으로 상금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IG 오픈, 여자 PGA 챔피언십 등 남녀 대회를 함께 여는 단체들은 남녀평등 요구에 맞춰 조만간 남녀 대회에 얼추 비슷한 상금을 배정할 것으로 보인다.

US여자오픈은 1946년 총상금 1만9700달러로 시작했다. 이후 오히려 상금이 줄어 56년엔 6000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 해 (남자) US오픈의 우승상금이 6000달러였다. 상금 차이가 4배였다. US여자오픈의 총상금은 66년 2만 달러가 됐고 78년 10만 달러, 95년 100만 달러로 커졌다. 이후 27년 만에 1000만 달러 고지에 올랐다.

상금이 늘어나는 속도는 매우 빠르다. 98년 박세리는 우승상금 26만7500달러를 받았다. 이 액수는 올해 대회 10위 상금에 불과하다. 99년 US여자오픈 총상금은 175만 달러였다. 올해 우승상금보다 적다.

여자 테니스와 여자 골프의 상금 차이도 좁혀졌다. 여자 테니스는 1973년부터 남녀 US오픈 상금이 같아졌다. 여성 테니스 스타 빌리 진 킹이 남녀 성 대결에서 이긴 뒤 상금 규모를 똑같이 해달라고 주장했다. 테니스는 남녀 메이저 대회가 같은 시간, 동일 장소에서 열린다. 같은 대회로 인식되기 때문에 이런 주장이 먹혔다. 현재 윔블던을 포함, 테니스 모든 메이저 대회에서 남녀 상금이 같다.

반면 전인지가 챔피언이 됐던 2015년 US여자오픈 골프의 우승 상금은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우승 상금의 25%에 불과했다. 올해 US여자오픈 우승상금 180만 달러는 2021년 US오픈 테니스 우승 상금(250만 달러)의 72%에 해당한다.

여성 골프 대회 1000만 달러 상금 시대는 스포츠 지형에도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상금이 늘어나면서 테니스나 축구·농구에 관심을 가졌던 키 크고 운동 능력 좋은 여성 유망주들이 대거 골프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남자 프로 골퍼처럼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여성 프로 골퍼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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