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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3명 중 1명 사회적 고립…“어려울 때 도움 구할 곳이 없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70호 01면

금융권 종사자인 최모(38)씨는 수도권의 한 은행 영업점에 근무하는데 회사 동료들과 사적 교류는 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2년 전부터 회식까지 없어지면서 업무 외적으론 대화할 일이 없다. 몇 년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로는 이성을 만난 지도 오래다. 그는 “모임 같은 데를 나가볼 생각은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여의치 않은 데다 사람을 사귈 자신도 없다”고 했다.

국민 3명 중 1명은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역대 최고에 달했다. 2년 주기로 조사하는데 2019년(27.7%)보다 6.4%포인트 증가했다. 사회적 고립도는 인적·경제적·정신적 도움을 구할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지표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장기화가 1인 가구, 고령층 증가와 맞물리면서 고립 정도가 심해진 것이다.

지난해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는 사람 비율은 27.2%에 달했다. 우울할 때 이야기를 할 상대가 없다는 응답자도 20.4%였다. 모두 관련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도움 받을 곳이 없다는 사람이 많았다. 50대는 37.1%가, 60세 이상에서는 41.6%가 사회적 고립 상태로 조사됐다.

지난해 단체 참여율은 35.8%로 역시 역대 최저다. 2년 전(66.1%)보다 30.3%포인트 떨어졌다. 연령별로 봤을 때 60세 이상의 단체 참여율이 가장 낮았고, 그 다음이 30대였다. 30대는 경제·사회 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잇대임에도 집단에 속하지 않은 비중이 66%에 달했다. 혼인율이 낮아지면서 30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직장 내 교류 역시 감소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주연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교류 여부에 따라 행복감과 걱정 수준, 우울감에 차이가 났다”며 “고령층 증가와 고립 문제에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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