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략회의가 끝난 뒤 이준석 당대표 관련 내홍과 관련해 “잘 될 거다.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와 관련된 질문엔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복귀의)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대위가 ‘이준석 대책위’처럼 돌아가는 건 스스로도 보기 안 좋고 국민 보기에도 안 좋다”며 “이준석 대책보다 선거 대책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재차 선대위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결국 국민의힘 내홍 사태는 진전이 없는 것일까. 취재를 종합하면, 그건 아니라고 한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말하는 ‘정리’와 이 대표가 말하는 ‘선대위 복귀 불가’는 별개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기에 오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 후 복귀한 지난 27일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 후보 사이를 중재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가 강조한 것은 “우선 외부에 갈등으로 비칠 강도 높은 메시지부터 순화하라”는 것이었다. 김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서로 감정의 골이 있었는데 메시지의 강도를 낮추자는 데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27일 낮만 하더라도 “누구도 평론가가 돼선 곤란하다”(윤 후보), “당대표 제언을 평론 취급”(이 대표)라며 날 선 발언이 오갔다. 하지만 그날 저녁부터 이 대표가 “오해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메시지의 강도를 누그러뜨렸다. 28일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입에서 서로를 향한 센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가 이날 “정리가 됐다”고 말한 것은 이런 상황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윤 후보와 이 대표의 멀어진 감정을 좁히는 작업과 이 대표의 선대위 복귀 여부는 관련이 없다고 한다. 이 대표와 선대위 모두 ‘선대위 복귀’를 중요하게 보지 않고 있다. 이 대표측 김철근 정무실장은 “선대위에 복귀하냐, 안 하냐는 크게 문제가 안 된다고 저는 본다”고 했다. 선대위 한 관계자도 “선대위 운영과 이 대표 복귀를 연동해서 보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당장 선대위에 복귀하는 대신 선대위 바깥에서 윤 후보를 돕는 방식도 내홍을 봉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안에 있건 밖에 있건 우리 당의 대표”라며 “선거 승리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 측 관계자도 “이 대표가 명분이 없기 때문에 당장 선대위 복귀는 어려울 텐데, 바깥에서 윤 후보를 돕는 메시지를 계속 내는 것만으로도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명분이 만들어지면 이 대표도 선대위에 복귀할 가능성은 계속 열려 있다. 이 대표도 이날 선대위에서 빠진 이후 당 안팎에서 나오는 우려와 관련해 “윤 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나는 이유를 합리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내가 선대위에 참여를 안 하는 것이 지지율에 장애요소라고 발표하고 움직이면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지지율 회복이라는 명분이 있다면 선대위 참여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가까운 시일 내에 선대위에 참여하는 건 무리지만, 이번 주 중에 내홍이 잠잠해지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당 대표가 참석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상황의 변곡점이 만들어지곤 했는데, 30일 회의에서 또 그런 모습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철근 실장도 “가능하면 연말 이내에 당내 문제가 좀 해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31일 김종인 위원장은 이 대표와 만날 계획인데, 이때 극적 해결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