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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후면 학령인구 45% 준다…KDI “교육교부금 개편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줄어드는 학생 수에 맞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국책연구기관에서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세금 수입에 맞춰 자동으로 늘어나는 교부금을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비율에 따라 달라지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곡선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소집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곡선초등학교에서 열린 신입생 예비소집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KDI는 이런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왜 그리고 어떻게 고쳐야 하나’ 보고서를 펴냈다.

현행 교부금 산정 방식은 1972년 도입돼 지난 50년간 변화가 없었다. 내국세 수입의 20.79%에 교육세 수입 일부가 더해지는 구조다. 경제 규모에 따라 세수가 늘면 자동으로 증가한다. 학생 인구가 빠르게 늘 때는 문제가 없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교육재정 수요를 따라잡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인구 구조 바뀌는데, 교육교부금 산정 50년째 제자리 

문제는 저출생 고령화로 학령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인구 팽창기 도입된 교부금 산정 방식은 인구 축소사회의 합리적 재원 배분에 적합하지 않다”고 짚었다.

KDI는 교부금 총 재원이 지난해 54조4000억원에서 2060년 164조5000억원으로 증가하겠다고 전망했다. 40년 후 경상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의 3.1배 수준으로 불어나고 현행 세금 제도, 교부금 산정 방식은 유지된다고 전제했다.

6~17세 학령인구가 지난해 546만 명에서 2060년 302만 명으로 44.7% 급감하는 것(전망)과 거꾸로다. 이 기간 학령인구 1인당 평균 교부금은 1000만원에서 5440만원 수준으로 5.5배 증가하겠다고 KDI는 추산했다.

김 연구위원은 “아무리 초중등 교육 투자가 인적자본 형성에 중요하더라도 합리적인 재원 배분으로 볼 수 없다”며 “여타 지출 분야의 전략적 투자를 가로막는 유인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늘어나는 고령 인구 지원, 복지 재정 투자 등 다른 수요로 돌리는 게 맞다는 지적이다.

KDI는 대안으로 경상 GDP 증가율과 학령인구 비율을 교부금 산정에 활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전체 인구 대비 학령인구 비율이 전년보다 감소하면 경상 GDP 증가율보다 낮은 증가율로 교부금을 늘리는 방식이다.

개편하면 2060년까지 1000조 여윳돈 마련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면 학령인구 1인당 평균 교부금이 전체 인구 1인당 경상 GDP의 27% 수준으로 유지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KDI는 밝혔다. 교부금 제도 개편으로 아낄 수 있는 재정은 올해부터 2060년까지 누적으로 104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KDI는 추정했다. 연 평균 25조원에 이르는 여윳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60년 경상 GDP의 17.5%에 해당한다.

김 연구위원은 “현행 내국세수 연동 방식의 지나친 교부금 확대를 통제하고 재정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구 고령화와 크고 작은 경제 사회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충분한 재정 여력이 확보돼야 하며, 이를 위해 교부금 산정 방식의 전면 개편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KDI는 ▶일반 지방자치단체와 교육 지자체 예산 유사ㆍ중복 축소 ▶교부금 배분 기준에 성과 평가, 인센티브 제도 도입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 통합 등을 제안했다.

용어사전지방교육재정교부금

지방교육자치단체가 학교나 교육청 같은 교육기관ㆍ교육행정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사용하는 돈을 말한다. 초ㆍ중ㆍ고 운영 예산으로 주요 쓰인다. 무상급식 등 사업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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