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3900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각 보험사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에게 예상 보험료 인상률을 알리는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1세대 실손보험(2009년 9월 이전 판매)과 2세대 실손보험(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의 보험료를 20% 수준까지 올리는 것을 원하고 있다. 최종 보험료 인상률은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결정한다. 이번 보험료 인상은 실손보험을 갱신하는 가입자에 적용한다. 2013년 이전 실손보험 가입자라면 과거 보험료 인상분까지 한꺼번에 반영할 수도 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에서 지속해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보험연구원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실손보험에서 112조30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매년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19.3%씩 올려야 2031년 이후 보험사의 이익과 손해가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는 국민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를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구조와 일부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가 실손보험 적자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원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높은 손해율 문제와 보험료 인상 시 소비자 부담 등 다양한 요소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각 보험사는 실손보험 보험료의 20%가량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실제 보험료 인상률은 10%대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