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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후퇴 불가" 고수했던 靑, 이제와 "우물쭈물할 일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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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이르면 이번주 강화된 코로나 방역지침을 발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앞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29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 앞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4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정부의 대책이나 조치가 우물쭈물하거나 미진하다거나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주 중 코로나 오미크론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준비된 대책들 정도는 방역과 민생이라고 하는 두 가지 관점에서 검토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수석은 이와 관련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고로 듣고 참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 민생이라고 하는 부분도 밤잠을 못 자면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방역과 민생)카드를 선택하는 문제는 그때의 상황에 따라서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방역지침 변경 시점과 관련해 “거기에 맞는 조치는 이미 다 준비돼 있다”며 “수요일, 목요일 상황을 한 번 지켜보자”고 했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4일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14일 시드니 킹스포드 스미스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박 수석이 언급한 수요일(15일)은 호주를 국빈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귀국일이다. 문 대통령의 귀국 이후 방역조치 변경을 위한 정무적 판단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말이다.

여권 관계자들은 “지난달 코로나 확산 과정에서 방역당국의 방역지침 강화 건의가 있었지만, 민생 상황을 고려한 문 대통령의 반대 등으로 방역 강화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련기사 중앙일보 14일자 8면 “방역당국 거리두기 강화 의견 냈지만, 문 대통령이 반대”〉

그러나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에 근거한 방역지침을 유지하면서 코로나 확산세는 확대됐고,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 일일 사망자는 94명으로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날보다 54명 늘어난 규모로, 누적 사망자는 4387명이다. 위중증 환자도 906명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수는 지난 8일부터 엿새 연속(840명→857명→852명→856명→894명→876명) 800명대로 집계된 끝에 이날 처음으로 9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1만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병상을 준비했다”고 했지만, 수도권의 병상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는 “준비 없이 진행된 ‘위드코로나’ 정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2주 가량 멈추자고 호소하고 있다.

박 수석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방역조치 강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최종 의사 결정 과정에서 경제회복과 민생의 중요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로 받은 우리 국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면 경제회복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정부의 고민은 늘 방역과 민생이라고 하는 두가지 사이에서 균형점을 어떻게 찾는가이다”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시드니 시내 한 호텔앞에서 교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시드니 방문을 환영하며 태극기 등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시드니 시내 한 호텔앞에서 교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시드니 방문을 환영하며 태극기 등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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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석은 또 방역 위기 상황에 이뤄진 문 대통령의 호주 순방에 대해 야당이 “국내 상황을 무시한다”고 지적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전기차나 2차 전지 등에 꼭 필요한 리튬, 희토류 등에 대한 합의를 해야 할 시점에 코로나 때문에 포기하고 안 가는 것은 또 다른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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