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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조급한데…60~74세 부스터샷 접종률 20%대인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정부가 다급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을 독려하고 나섰지만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으며 30%대에 머물고 있다. 2차 접종률이 90% 넘는 이들의 3차 접종률이 유난히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 모두 발언에서 “백신 접종, 특히 3차 접종은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가장 효과적인 안전장치”라며 “면역력이 저하된 지역사회 고령층분들에게는 3차 접종이 선택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확산세가 악화일로라 정부는 조급한데 고령층 3차 접종률은 지지부진하게 오른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은 33.2%다. 인구 1315만3568명 가운데 436만2255명만 접종을 완료했다. 75세 이상은 그나마도 61.2%로 집계돼 절반 이상 3차 접종을 끝낸 상태지만 60~74세로 좁혀 보면 접종률이 21.4%에 그친다.

고령층의 경우 10명 중 9명꼴로 1, 2차 접종을 완료했다. 2차까지의 접종률이 90% 이상으로 높은 연령대인 만큼 갑자기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생겨 접종을 꺼린다고 볼 수 없고 백신 수급도 원활한 편이라 접종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게 의아한 상황이다. 이 연령대의 3차 접종 간격은 지난 10월엔 6개월이었으나 지난달 17일 4개월로, 그리고 최근 3개월까지 확 줄었다. 하지만 2차 접종 시기가 워낙 늦어진 탓에 상당수는 이제서야 3차 접종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관계자는 “ 75세 이상은 4~6월에 2차 접종을 완료해 10~11월에 3차 접종 기간이 도래했지만, 60~74세는 8~9월에 접종해 대부분 12월에 3차 접종 기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에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독려 현수막이 게시돼있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역 인근에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 독려 현수막이 게시돼있다. 뉴시스

60~74세는 주로 5~6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 접종했지만 백신 수급 등의 이유로 11~12주 뒤인 8월에야 2차 접종이 시작됐고, 9월 초까지 진행됐다. 8월부터 2차 접종이 가능했지만 당시 접종률을 보면 상당수는 9월 초께 접종을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60~74세 2차 접종률은 8월 20일 24.6%이었다가 31일 63%로 올랐고 9월 들어 속도가 더 붙으면서 9월 4일에 이르러서야 84%까지 올랐다. 9월에 그만큼 접종자가 다수 몰려 있단 얘기다. 이들은 질병관리청 안내에 따라 당초 4개월 주기에 맞춰 내년 1월로 3차 접종 일정을 잡았다가 지난 10일 정부가 3개월 접종을 공식화한 이후 서둘러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공인중개사 A씨(여·61)가 그런 사례다. A씨는 9월 3일 2차 접종했고, 질병청의 3차 접종 예약 안내 문자에 따라 내년 1월 5일로 예약해놨다. 부동산을 운영하다보니 사람과의 접촉이 잦아 일찍 3차 접종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최근 정부 발표가 나오고서야 오는 15일로 예약을 당겼다. 지난 9월 1일 접종을 완료한 B씨(61)도 당초 새해 지나 맞을 계획이었는데 간격이 단축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일정을 조정해 18일 접종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15일 오전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주민이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5일 오전 광주 남구 다목적체육관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주민이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뉴시스

위중증 환자,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고령층 3차 접종을 서둘러야 하는데, 상반기 이어진 60~74세 접종 지연 사태가 지금껏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지금 접종을 해도 백신 효과를 보려면 2주는 경과해야 하기 때문에 한시가 급해졌다.

3차 접종 효과는 외국에서뿐 아니라 국내서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요양병원·시설의 경우 현재 3차 접종률이 85.6%에 달하면서 집단감염 감소세로 이어지고 있다. 12월 1주(11월 28일~12월 4일)에만 해도 요양병원·시설 감염으로 1084명이 확진됐는데 12월 2주엔 551명까지 줄었다. 11월 3주(11월 14일~11월 20일) 866명과 비교해도 크게 감소한 것이다. 방대본은 “3차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60~74세 고령층이) 12월 중에 모두 접종을 완료할 수 있도록 집중 접종기간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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