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글루바인(뱅쇼)
유럽 전역에서 겨울이면 따뜻하게 끓인 와인을 즐겨 마신다. 프랑스어로 뱅쇼(Vin chaud), 독일어로 글루바인(Gluhwein)이라 불리는 이 와인은 감기 예방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유럽의 쌍화탕'으로도 불린다. 최근에는 한국의 술집이나 카페에서도 뱅쇼를 겨울 한정 메뉴로 많이 판다.
뱅쇼는 '크리스마스 마켓'과 떼려야 뗄 수 없다. 11월 말부터 성탄절까지,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 등 장이 서는 유럽 도시 대부분에서 뱅쇼를 판다. 수공예품, 액세서리, 지역 특산물 등을 구경하다가 손이 시릴 때 즈음 뱅쇼 파는 오두막 앞에 선다. 그리고 뭉근한 불에 끓인 뱅쇼를 받아들면 시린 손이 데워지고, 한 모금 들이켜면 한기가 싹 가신다. 보통 뱅쇼는 친구들과 함께 수다 떨며 마신다. 코로나 확산이 심각했던 지난해 겨울,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글루바인을 야외에서 먹는 걸 독일 국민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안다. 미안하지만 제발 올겨울만은 참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코로나의 위세가 올겨울도 여전하지만, 유럽의 주요 크리스마스 마켓은 마스크 쓴 사람들로 북적북적거린다.
뱅쇼 만드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냄비에 레드와인을 붓고 오렌지, 사과, 레몬, 계피 스틱, 정향, 꿀을 넣고 약한 불에 20~30분 정도 푹 끓이면 된다. 기호에 따라 신맛을 좋아한다면 과일을 많이 넣고, 단맛을 좋아한다면 꿀이나 설탕을 더 첨가하면 된다. 정향이나 계피를 많이 넣으면 정말 쌍화탕 같은 맛이 난다. 전주 콩나물국밥을 먹을 때 곁들이는 '모주'와도 비슷한 느낌이다. 알코올이 증발해 도수가 10도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에 술에 약한 사람도 마실 만하다. 다만 알코올이 전혀 없는 건 아니어서 음주 운전을 시도해선 안 되겠다.